제9화. 보이지 않는 책임, 드러나는 태도
책임은 리더의 무게이자, 구성원이 함께 가져야 할 태도다.
개인의 책임이 모여야 조직의 책임이 완성된다.
리더라는 자리에 서면, 매 순간이 선택과 결정으로 이어진다. 작은 결정 하나가 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큰 결정은 회사의 방향을 좌우한다. 그 무게는 늘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나는 처음 그 책임을 내가 다 짊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동료의 실수가 곧 나의 실수였고, 프로젝트가 흔들리면 내가 흔들렸으며, 회사가 위기에 놓이면 그것이 나의 부족함 때문이라 여겼다. 리더는 회사와 구성원들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과 같다 생각했다. 그래서 누구보다 늦게까지 남아 뭐 하나라도 더 빈틈을 채우려 했고, 방패처럼 앞에 서는 게 일상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것은 위험한 방식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만 소진되는 것이 아니라, 팀 역시 책임을 리더만의 몫이라 기대하게 된다. 책임을 독점하는 태도는 단단해 보이지만, 결국 나를 무너뜨리고 팀을 의존적으로 만든다.
더 어려웠던 순간은, 리더들 사이에서도 내가 누군가에게는 기준이 되어야 했던 경험이다. 내가 더 무겁게 책임을 지는 만큼, 어떤 이들은 나만큼 책임지지 않으려는 모습도 있었다. 책임감은 KPI처럼 수치로 드러나지 않고, 회의실의 그라운드룰처럼 명시할 수도 없는 것이라 더 복잡했다.
결국 태도의 문제로만 남는다. "어디까지 책임지려 하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사람마다 다른 기준을 세운다. 그 차이가 팀의 신뢰를 만들기도, 흔들리게도 한다.
사실 책임은 리더만의 단어가 아니다. 구성원 역시 자기 몫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리더는 방향과 구조의 책임을 져야 한다. 구성원은 역할과 실행의 책임을 놓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이 둘의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조직의 책임이 완성된다. 물론 매일같이 치열한 스타트업에서는 누구든 리더십과 책임을 가지게 되지만, 굳이 나누자면 역할에 따라 조금 더 다른 비중의 책임을 가져가게 된다.
책임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태도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는 태도
"내 몫은 여기까지"라며 선을 긋지 않는 태도
누군가 대신 짊어져줄 것이라는 기대 대신, 함께 나눌 방법을 찾는 태도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러나 리더와 구성원이 각자 태도를 바로 세울 때, 책임은 '짐'이 아니라 '함께 걸어갈 방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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