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와 둘째를 임신했을 때는 입덧이 심해서 체중이 첫째 때는 10kg, 둘째 때는 8kg가 증가했는데 이번 막내는 15kg가 늘었다. 아이도 무럭무럭 자라서 3.8kg에 태어났다.
제왕절개 수술이어서 수술하는 날, 아침에도 어김없이 첫째와 둘째를 어린이집에 등원시켰고 아이들에게는 '엄마, 오늘 막내 아기 낳으러 갈 거야. 그래서 5번 집에 못 와. 아빠랑 코코-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있어!'라고 몇 번이나 안아주고 등원을 시켰다.
그렇게 막내가 이 세상에 나오고 나의 생활은 한 번 더, 달라지기 시작했다. 연년생 육아도 힘들어었는데 아직 5살, 4살인 아이들을 데리고 신생아까지 육아를 해야 한다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괜찮을까, 괜찮아야 할 텐데, 내 체력이 버텨줄까 등등.
4박 5일 입원을 마치고 신생아와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날. 집에 드디어 간다는 생각에 들뜨고 첫째와 둘째가 너무 보고 싶었다. 이번에도 산후조리원에는 가지 않았고, 집에 낯선 타인을 들이는 걸 싫어해서 산후도우미도 이번에도 부르지 않았다. 친청엄마에게 평일 오전만 저번처럼 봐달라고 부탁하고 엄마가 만들어준 미역국과 남편이 사준 호박즙을 먹으면서 나는 나대로 조리를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이지!
막내가 너무 이쁘다. 이렇게 아기가 사랑스러울 수 있구나, 매일매일 감탄하면서 신생아를 돌봤다. 오죽했으면 남편이 내가 막내를 너무 이뻐하니까 첫째와 둘째 앞에서 조심하라고.... 말할 정도였다. 예전에는 2시간씩 수유를 할 때에는 어떤 날은 짜증도 나고 힘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짜증 한 번도 내지 않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막내를 돌봤다. (남편이 감탄했다. 밤이랑 새벽에 많이 힘들어할까 봐 걱정했는데, 너무 이뻐한다며) 와아, 정말 막내는 사랑이구나. 그냥 숨 쉬는 것만 봐도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 이래서 늦둥이를 가지는 건가?
그리고 첫쨰와 둘째의 분쟁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막냇동생한테 관심이 쏟아져서 서로 막내 앞에서 본인이 아기를 웃겨보겠다고 재롱도 떨고 말랑말랑한 손을 번갈아 가면서 잡아보고 서로 젖병을 가져다주겠다고 하고 둘이 순서를 정해서 막내 옷이랑 기저귀도 가져다주고 집안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결 부드러워지고 시끌벅적 해졌다. 그리고 아이들은 아기를 너무 좋아한다. 행복한 시간이야, 정말로. 막내야, 너는 정말로 사랑이야. 우리 집 귀염둥이, 공식 막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