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은 언제나 통한다는 낭만 가득한 말도, 회사에서라면 전연 얘기가 다르다. 진심 따윈 웃는 얼굴 뒤 깊이 숨긴 채, 그럴듯한 말로 영혼 없는 농담이나 주고받는 일이 얼마나 흔한지. 진심을 가장한 아픈 말들이 얼마나 쉽게 태어나는지. 그 속에서 진짜 마음은 도착지를 잃고 허공을 헤매다 흐지부지 소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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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스승의 날, 출근하자마자 평소 아끼는 후배에게 감사의 마음이 담긴 편지를 한통 받았다. 나는 한없이 고맙다가 그 마음이 너무 기특해 미안해지기까지 했다. 아침이라 망정이지 저녁에 읽었다면 분명 울고 말았을 것이다. 마음이 담긴 편지엔 분명 그런 힘이 있고, 그 마음에 반응하는 건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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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저 운이 좋았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것 같다. 진심이 모두 진심으로 응답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디 때문이다. 진짜 마음을 알아차리고 서로 나눌 수 있는 선후배를 만난 다는 것은 복에 겨운 일이란 걸,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난 지금은 잘 안다. 한 명 한 명이 소중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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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후배 앞에서, 그저 좋은 사람이고 싶은 마음과 정확한 사람이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정직하게 방황했던 것 같다. 그리고 결국 일에서 만큼은, 정확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란 결론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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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는 어느덧 내 옆 한자리를 맡길 수 있을 만큼 안정감 있는, 마음 든든한 동료가 되었다. 여기저기서 심심찮게 아주 열심히 잘하는 친구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내가 아니었어도 분명히 성장했을 테지만, 그래도 거기에 조금의 힘을 보탰다는 건, 남들은 모를 나만의 비밀스러운 자랑이자 자부심이다.
오랜만에 퇴근길이 즐겁다. 또 함께 일을 할 내일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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