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에 관한 긴듯 짧은 글들]
일기는 흔히들
나에 관한 기록으로
인식한다.
매우 개인적인 기록이니
그럴만하다.
나에 관해 진솔하고
면밀하게 기록할 수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
바로 일기다.
하지만 그렇기에
너에 관한, 즉 타인에 관한 기록도
가감 없이 담을 수 있다.
지금 내 일기장에는
두 아들에 관한 일기가
가득 기록되고 있다.
부모가 된 후
끝까지 잘 지켜냈다고
생각하는 습관 중 하나가
바로 일기 습관이다.
덕분에 아이들에 관한
10년 치의 기록이
현재 일기장에 많이
담겨있다.
나의 역사란
필연적으로 너의 역사도
담게 되어 있다.
나의 이야기는
나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와
시작부터 엮여있기 때문이다.
일기는 나를 보살피는 기록에서
너를 보살피는 기록으로,
나를 이해하는 기록에서
너를 이해하는 기록으로
나에서 너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기록이 일기이다.
나한테도 좋고
너한테도 좋고
우리한테도 좋은,
개인적인 것에서
사회적인 것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그런 기록이 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