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오래된 용접공장의 변신
코사이어티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합니다. 정확한 위치는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 1번 출구, 도보로 1분 거리입니다. 분명 대로변에 인접하지만, 코사이어티를 찾아온 사람들은 마치 다른 세상 같다고 합니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걸어 들어오면 기대하지 않은 공간이 펼쳐지거든요.
공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궁금해했어요. 코사이어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이야기를 하자면, 2019년 초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도, 다른 의미로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이런 곳이?!’
녹슨 철문 뒤로 잿빛 시멘트 벽돌 골목을 따라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고, 그 골목 끝에는 오래 비어둔 낡고 낡은 건물이 놓여있었어요. 소위 말하는 ‘역세권’에 이런 공간이 숨어있을지는 정말 생각지 못했습니다.
본래 이 공간에는 용접기 공장과 금속 공장이 있었습니다. 지난 1년 간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방치돼 있었어요. 그동안 이곳을 탐내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어쩐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어디서 손을 봐야 할지 막막함이 밀려올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에는 무언가 재미있고 흥미로운 그림이 펼쳐졌어요.
‘과연 이곳을 어떻게, 얼마나 바꿀 수 있을까?’
해가 떨어진 밤중에 다시 와보기도 했습니다. 기대만큼 솔직히 걱정과 고민도 많았거든요. 하지만 결국, 오래 지나지 않아, 우리는 이곳을 코사이어티의 베이스캠프로 결정하였습니다.
곧바로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입구를 가리고 있던 우중충한 천막을 걷어내자 건물의 민낯이 드러났어요. 그늘에 가려졌던 곳에 볕이 닿으니 꽤 쓸만해 보였습니다.
건축 리모델링은 무엇을 버리고 살리느냐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흔히 말하는 '재생건축'이지만, 어디를 얼마나 남겨야 할지 고민이었어요.
건물이 거쳐온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두는 것이 매력적이기는 하겠지만, 그런 공간을 원하는 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화제가 될 포토제닉한 공간도 아니었고요. 빠르게 소비되지 않고, 단지 사람들이 이 안에서 무엇을 하였고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오래 기억되는 공간이길 바랐습니다.
지금의 코사이어티 공간을 보면 옛 모습을 떠올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재생건축만이 가진 거칠고 투박한 멋이 없을 수도 있고요. 코사이어티는 무엇보다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길 바랐습니다.
2019년 초에 시작한 공사는 8월이 돼서야 끝났습니다. 돌이켜보면 우여곡절이 참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포탄이 발견된 날일 거예요.
이날, 공사 현장에 경찰과 군인이 나타나 분위기가 삼엄했습니다. 땅을 파면 팔수록 계속해서 포탄이 발견되었거든요. 자그마치 330여 개나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공사가 늘어져 예산도 훌쩍 넘겨버렸지만, 앞으로 굉장히 좋은 일들이 벌어질 것 같았어요. 게다가 이제는 어떤 사건에도 크게 놀라지 않게 됐고요.
고가의 천연대리석 상판이 아작 나도, 수백만 원대 먹튀 사기를 당해도, 우리는 침착했습니다. 포탄 300개를 발견한 일보다 더 놀라운 일이 있을까요?
코티 크루들은 그러한 담대함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하루하루 똑같은 날들이 지나가고 있어요. 하지만 코사이어티에서는 매일매일이 다릅니다.
코티의 크루들은 항상 어제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롭고 설레는 일을 찾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하는 분들도 그런 날을 보내기를 바랍니다.
+) 당시에 합류하지 않은 때라서 잠시 대표님에게 빙의하여 썼습니다. by 글쓴이
사진제공 | 코사이어티 크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