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27. 내 마음속의 풍금

by dosbesos

초등학교 음악시간은 수학이나 과학처럼 어렵지도 지루하지도 않기에 나에게는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사물함에서 음악책을 꺼내서 오늘 배울 노래를 펴보며

"오 아는 노래다"

"즐겁게 불러야지"하며 자세를 고쳐잡던, 나름 성악부원이었던 어린 나는 지금도 노래를 곧 잘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남자선생님이든 여자선생님이든

어찌 다들 그렇게 피아노를 잘 치시던지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 선생님들은 참 멋지고 낭만가들이셨다


지금은 교실에서 사라졌을 '오르간' 혹은 '풍금'이라 불리던 악기는 참으로 따뜻한 음색을 가지고 있다.

날카롭지도 그렇다고 너무 둔탁하지도 않은 그 소리는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을 주어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어른이 된 지금,

음악시간처럼 기다려지는 이벤트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사실 그럴만한 이벤트에도 마음이 설레거나 동함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해맑던 어린 시절처럼 마음 놓고 노래 부르고 잘해보고 싶은 일들은 왜 사라지는 걸까?


어쩌면 그건 내 마음의 문제인지도 모르겠다

옆자리 동료의 6살 난 아들이 에어쑈를 보고 그렇게 신나 했다던데

"에이 워 그거 티브이에서 보는 거랑 똑같겠지"

"아휴 그런데 가면 사람만 많고 복잡해"

이런 마음이 먼저 드는 건 괜히 들뜨지 않고 싶어서 유난 떨고 싶지 않아서 그게 왠지 어른의 반응일 것 같아서..

내심 좋으면서도 말이다.

세상의 크고 작은 모래바람은 나를 무디고 텁텁하게 만들었다


"와 진짜 재밌겠다"

"너무 신기했겠다"

어린 시절 음악시간을 기다리면 자세를 고쳐 앉던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설레게 보내려고 노력해 보면 어떨까


모래를 털고 눈을 씻어

좀 더 깨끗하고 맑게 세상을 바라보다 보면 분명 시원한 비가 내릴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면 더 좋은 일 신기한 일이 풍금소리처럼 울려 퍼질지도 모르니까요


오늘 하루도 평안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