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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맘쌤 Oct 21. 2024

듣고 싶은 말, 하고 싶은 말

재밌게 보았던 드라마가 있습니다. 자폐인이 변호사가 되어 일하는 내용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입니다. 중간중간 나오는 자폐인에 대한 설명도 좋고, 어떤 가치를 두고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타인과 관계를 맺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드라마였습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헤일리 모스는 이 드라마처럼 실제 자폐인 변호사입니다. 어려서 그녀에게 자폐증을 진단했던 의사는 그녀가 자라서 직업을 가지기도, 친구를 사귀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자폐증을 설명하며,     


“너는 다를 뿐이고, 다른 것은 비범할 수 있어.”     


이 말을 계속 해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자라면서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으며, 스스로 멋지다고 여기며 클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이 말이 온몸에 각인되어 있었을 테니까요.     


며칠 전, 아이와 남편의 언쟁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하고자 하는 선택과 그 이유를 남편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서로의 다른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계속되는 이야기는 남편의 한숨과 아이의 억울한 감정만을 쌓이게 했습니다. 아이의 레슨 시간이 되었기에 중간에 이야기를 멈추게 하고, 아이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서로의 감정이 진정될 시간이 필요해 보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차에 타자마자 아이는 묻습니다.     


“엄마는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여?”     


저는 대답했습니다.     


“어떤 면에서 물어보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네 인생을 참 진지하게 몰입해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인 건 알아.”     


안도의 한숨인지, 답답의 한숨인지 의미를 알 수 없는 한숨이 들려왔습니다. 그리고는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네가 하려는 선택이 너를 위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     


알고 있다고 아이는 대답합니다.     


“네가 알고 있는 데도 그런 선택을 하겠다면, 이유를 지금은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고, 충분히 고민했을 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엄마는 너의 선택을 지지해. 그리고 아빠도 엄마가 설득할게.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네가 잘 버틸 수 있게 엄마, 아빠가 지지대가 되어줄 거야.”


이 말에 편안해지는 아이의 표정을 보았습니다.       


아이가 하고자 하는 선택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왜 말리지 않았냐며 원망의 소리를 들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이가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알기에 아이의 모든 결정에 힘을 주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가장 잘 살고 싶고,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은 아이 본인이기에, 스스로 내리는 그 결정들을 지지해 주고 싶었습니다. 

미성숙하기에, 경험이 부족하기에 미숙한 결정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것 또한 괜찮습니다. 그 모든 과정이 아이에게 배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그 모든 과정에서 엄마는 너를 믿고, 항상 응원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아이에게 잘 전달이 되었을까요?     


여러분은 자라면서 어떤 말들을 듣고 싶으셨나요?

저는 가만히 생각해 보니     


'엄마, 아빠는 네가 뭔가 잘하지 않아도 너를 있는 그대로, 너 존재 자체로 사랑한다!'     


이 말을 듣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며 자랐다면 나를 증명해 내기 위해 그렇게 애쓰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은 마음으로 이런 사랑을 주셨을지 모르지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보여주고 들려줘야 이해할 수 있는 어린아이였으니까요. 그래서 제 아이에게는 더 이런 말들을 해주려고 노력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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