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하다 보니 찾은 적성
웰던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많은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좋은 것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세상에 대해 배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옛날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옛 이야기들, 그리고 앞으로의 경험 대화 속에서 찾은 이런 정보, 이야기 등을 전달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포스터 캠페인
웰던프로젝트의 홍보 일환으로 진행한 <아프리카 포스터 캠페인>이라는 것이 있다. 프로젝트 초기 작업에 참여한 디자이너 분의 아이디어로, 아프리카 지도 모양의 포스터를 보내 그 위에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나 메시지를 넣은 뒤 사진을 찍어 보내 달라고 부탁한 것이었다.
주로 지인들, 또는 프로젝트를 보고 연락을 주신 분들의 도움을 얻어 미국, 일본, 핀란드, 대만 등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로부터 사진과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포르투갈에서 이부라는 친구가 보내준 포스터였다. 이부는 고등학교 동창의 소개로 알게 된 친구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던 이부는 친구들과 이 사진을 찍기 까지의 과정을 모두 정성스럽게 찍어 보내줬는데, 사진도 사진이지만 그 안에 얽힌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이부는 모잠비크와 얽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아마 모금으로 모은 돈으로 모잠비크에 식수펌프를 만들게 될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반가워서 더 열심히 참여했던게 아닌가 싶다. (*아쉽지만 이 식수펌프는 사정에 의해 모잠비크 대신 조나단과 패트리샤의 나라인 콩고민주공화국에 세워졌다)
“포르투갈은 많은 해변과 풍부한 문화를 가진 유쾌한 나라예요. 세계 곳곳에서 온 사람들이 함께 사는데, 특히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요. 예전에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여러 곳에 식민지를 거느렸기 때문이죠.
그 중의 한 나라가 바로 모잠비크(Mozambique)라는 곳이에요. 1975년, 모잠비크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할 때 수많은 모잠비크인들이 포르투갈로 건너왔어요. 우리는 가끔 누가 포르투갈 토박이인지, 누가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사람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어요.
제가 초등학생일 땐 우리 학교에 백인이 저 밖에 없던 적도 있었답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덕분에 저는 다양한 문화와 친구들에 익숙해지고, 열린 마음으로 아프리카 친구들을 대하게 되었거든요.
사진 왼쪽에 있는 제 친구 루카스(Lucas)는 백인이지만 할아버지가 아프리카 모잠비크 혼혈이에요. 그리고 저희 가족도 아프리카와 관련이 있어요. 아버지가 앙골라(Angola) 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르투갈에 돌아오면서 그곳에서 태어난 이복 여동생을 데려왔거든요. 이 전쟁은 포르투갈이 치룬 크고 작은 식민지 전쟁 중 하나예요.
바로 이러한 요소들이 저희 포스터의 컨셉이 되었어요. 흑인이든 백인이든 상관없이 ‘아프리카 사람도 포르투갈 사람이 될 수 있고, 포르투갈 사람도 아프리카 사람이 될 수 있다.’ 라는 걸 표현한 거에요. 이 뻥 뚫린 아프리카 지도 너머로 보이는 모든 곳이 포르투갈이니까요.
아프리카의 식수 부족 문제가 얼마나 큰 문제인지는 모두가 알 거예요. 이 때문에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이는 또 다른 가난을 불러오죠.
몇 달, 심지어 몇 년이 걸려도 모든 아프리카 아이들을 도울수 없다는 것도 알아요. 하지만 그 중 몇 명이라도 깨끗한 물을 마시고 질병 없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 이런 문제를 알릴 수 있 는 기회를 줘서 고마워요. 이러한 이슈들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노력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요.”
이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때까지 피상적으로 생각해오던 아프리카의 역사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포르투갈과 모잠비크, 앙골라의 역사에 관심을 갖고 찾아보게 되었던것 같다.
비록 모금에 직접 기여한 것은 적고 어리숙한 점이 많았지만, 나는 이 프로젝트의 진행과정이 좋았다. 덕분에 포르투갈을 비롯해 다른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같은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또 이를 통해 그 나라의,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는게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을 알리고 전달하는 일을 하고 싶다 막연하게 생각했고 지금은 이런 일을 하고 싶다는걸 알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진짜로 하고싶은 것, 할 수 있는것과 할 수 없는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이를 알게 되기까지 한참 헤매이게 되었다.
#포르투갈 #웰던프로젝트 #모잠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