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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잠비아 2) 아프리카 시골로 들어가기

어...? 그동안 TV에서 보던거랑 좀 다른데?

긴장되었던 루사카에서의 이동 후, 잠비아 시골에서의 시간은 대체로 평화로웠다.



잠비아에서의 두 번째 날, 동이 틀 무렵 밖에 살짝 나가보니 날씨가 꽤 쌀쌀했다.

아하, 그래서 솜잠바 입은 사람들이 보였구나?! 하지만 아침은 늦가을 정도의 시원한 정도이고, 낮에는 30도 가까이 올라갔기 때문에 긴팔을 입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한국의 큰 연교차에 훈련되어서 그런걸지도)


숙소 근처에서 본 동네 아이들

우리가 묵은 숙소는 모텔급의 호텔로, 숙소 근처는 썰렁~했다. 근처에 드문드문 건물이 몇 개와 주유소가 하나 있었고, 단독으로 여행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가끔 유럽의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들이 왔다갔다 하는게 보였다 (약간 동남아 패키지 관광 느낌?). 근처에 사는 아이들은 밝았고, 개와 닭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우리가 휑한 시골 숙소에 묵은 이유는 이곳을 베이스캠프 삼아 시골 마을을 돌아다니기 위해서였다. 시골 마을에 식당이 없어서 그런지 아침과 저녁은 물론 점심도 이 숙소에서 싸주는 도시락을 밥을 먹었다. 메뉴는 대부분 후라이드 치킨과 감자 튀김이었는데, 닭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근육을 키운 탓인지, 치킨은 대체로 질겼고, 닭을 뜯다보면 머리가 바운스 바운스- 가 되었다.


C18A5C94-94E0-49EB-B755-6C563F4B7A9E_1_105_c.jpeg 다양한 무늬의 치텡게


잠비아에서의 가장 큰 일정은 NGO의 후원자들이 자신들이 후원하는 아동을 만나러 가는 것이었다.


아프리카에서는 대체로 여성들이 치텡게라고 불리우는 이런 천을 치마처럼 두르고 다니도록 권장되기에 각자 허리에 화려한 무늬의 치텡게를 두른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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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아침부터 시골 마을을 돌기 시작했다.

이 때를 생각하면 차 창밖 누런 흙길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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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비포장 도로였고 마을간 거리가 멀어 차 안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졸지 않기 위해 계속 끝말 잇기를 하던게 기억난다) 밖을 보면 대개 광활한 지평선 아래에 바싹 마른 나무들과 차가 지나가며 일으킨 흙먼지 바람, 그리고 간간히 지나가는 소 떼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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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가면서 본 소떼 만큼, 마을에 갔더니 소가 많이 보였다.

대부분의 개들은 더워서 그런지 저렇게 자고 있었다
이건 뿔닭이라고 한다

그리고 개, 닭도.


아프리카에 가면 사자, 기린, 코뿔소를 쉽게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가장 많이 본 건 소, 닭, 개, 염소 등이었다. 전에 비정상 회담에서 샘 오취리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던데, 진짜다.


사자, 기린, 코뿔소 같은건 아프리카 사람들도 국립 공원에 가야 볼 수 있다고 한다. 몇 년 뒤 탄자니아에서 만난 미국 사람이 '모잠비크에서 탄자니아로 버스타고 오는 길에 코뿔소 봤어'라고 하는 얘기를 듣긴했지만, 탄자니아 친구도 이 이야기를 듣고 놀란걸 보면 이런 경우는 흔한건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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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은 좀 휑하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도시 사람들보다 대체로 밝고 호의적이었다. 손님이 왔다며 직접 담근 술을 권하기도 하고 (맛은 엄청 시큼했다),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그동안 미디어에서 본, 가난해서 굶어 죽어가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 시골 화장실)

저 분홍색 상자 같은 건물은 마을 사이를 돌던 중 본 화장실이다. 들판 한 가운데에 덩그러니 급한 사람들(?) 을 위한 화장실이 있었는데, 이 화장실에 먼저 들어갔던 룸메이트가 '느하하'하고 웃으면서 나왔다. 왜 웃냐고 물어보니 들어가보면 안다고 해서 뒤이어 들어간 나도 푸학 하고 웃었다.


볼일 보는 구멍이 뚫려 있는데, 구멍이 느무 작았다. 지름 5~7cm 정도...? 음 이건 국가대표 양궁 선수들도 맞추기 힘들겠는데(?) 싶을정도 였지만 인간은 적응의동물. 어찌어찌 잘 해결(?)하고 나왔다.


그런데 건조해서 그런가, 신기하게도 냄새는 거의 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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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근처에 있던걸로 추정되는 나무. 건기라서 온통 황토색이었던 들판의 마른 나무에도 열매가 맺혀있는게 보기 좋았다.


우기에는 사방이 초록색으로 변한다고 하는데, 우기의 풍경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프리카 #잠비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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