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뻔한듯 하면서도 좋은 의외의 여행지 1
서울의 뻔한외의 명소:
지난번에 단풍과 은행 이야기를 써본 김에 써보는 서울의 단풍 명소와 맛집 이야기. 외국인에게 서울을 소개하는 포스팅을 쓸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까 하고 타이밍을 보다가, 이걸로 시작을 해보기로 했다.
1. 지상에 승강기가 있는 재미있는 동네
서울에서 나고 자랐지만 서울 끄트머리에 살아서 그런지 이 도시에 대해 잘 모르는게 은근 많다. 특히 지리는 나고 자란 동네 근처, 학교 주변, 종로 등 자주 가는 지역 외에는 잘 모른 채 살아왔다.
그러다가 친구가 "지하철만 타고 다니면 서울에 살아도 지리를 알기 힘들어." 라며 차에 태우고 둘러봐준 덕에 남산 근처에 어떻게 생긴 지 알게 되었다.
덕분에 용산과 서울역이 얼마나 가까운지, 해방촌이라고 불리는 후암동은 언덕이 가파른 덕에 108 계단 경사형 승강기 등, 지상에도 승강기가 있다는 것 등을 알게 되며 이태원, 해방촌 등의 이름으로만 알고 막연하게만 느껴온 동네가 입체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역시, 사진이나 영상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가능하면 직접 보기도 하고 걷기도 해 보는 게 좋은 것 같다.
해방촌에서 녹사평 쪽으로 가는 길에 본 도보 터널 안에서는 용산구 뒷골목 여행지도라는 걸 발견했다. 언젠가 이 지도를 따라 돌아보고 싶다.
2. 서울 중심의 고즈넉한 단풍 명소
그렇게 이쪽 동네를 둘러보다가 해방촌에서 남산 서울타워가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는것, 그리고 서울타워 근처가 은행과 단풍을 보기 좋은 곳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남산도서관 ~ 남산공원 산책로를 따라 남산타워 가는 길의 풍경.
서울의 가장 중심부에 있지만 고즈넉하기도 한 남산 둘레길 (약 7.5km). 설악산이나 지리산처럼 멀리 갈 필요 없이, 남산에 가는걸로도 멋진 단풍 구경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비록 아직 단풍이 흐드러진 때는 아니었지만)
친구 말로는 스타벅스 서울 타워점에서 보는 서울 풍경이 멋지다고 한다. 다만 자리 경쟁은 다소 있을 수 있음.
남산 타워 자물쇠가 여기까지 걸려있었다. 언젠가 자물쇠 잠그러 같이 갈 사람과 이 길을 고즈넉이 걸어보고 싶다 생각하며 돌아왔던 것 같다. (그게 언제가 될까?)
3. 오픈런하게 만든 만두 가게(와 더 맛있는 만두 가게)
남산타워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갈까 하다가 생각보다 비싼 편도 가격에
'그 돈으로 맛있는 걸 사 먹자며' 계단을 걸어 내려왔다. 생각보다 높지 않아 경치 구경 하는 사이 금방 내려왔다.
그렇게 케이블카 탈 돈을 아껴서 미슐랭 빕구르망 레스토랑으로 알려진 구복만두에 갔다. 마침 오픈 시간이라 오픈런을 하게 되었는데, 가게 바로 근처에서 길을 건너는데, 친구가 갑자기 쥐가 났다며, "먼저 가서 줄 서있어"라고 하고는 절뚝거리며 약국에 가버렸다.
그렇게 혼자 가게로 먼저 향했다.
처음엔 '아침부터 만두 먹으러 오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하고 느긋하게 걸었는데, 멀리서 보니 줄을 선 사람은 꽤 많아 보이고, 주변에 같은 식당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보이면서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 뛰어갔다. 그랬더니 정말 보람 있게도(?), 아침 첫 입장 순서 딱 마지막 컷에 걸려 입장했다.
'아- 이게 오픈런의 스릴인가?'
이게 뭐라고, 나름 기뻤다.
그렇게 오픈런까지 뛰며 먹은 만두는 꽤 괜찮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더 맛있는 만두를 먹어본지라, 완전히 만족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샤오롱바오 때문이었다.
샤오롱 바오는 코로나 시기. 갑자기 샤오롱바오가 먹고 싶어 괜스레 지도를 켜고 '샤오롱바오'라고 검색하다가 찾게되었다.
처음에는 가게 이름이 샤오롱바오라니? 하고 신기해서 봤는데, 다른건 다 필요없다, 우리는 맛으로 승부한다 라는, 웬지모를 맛집의 풍모가 느껴졌다. 샤오롱바오라고 한걸 보면 샤오롱바오 만큼은 자신이 있나 보구먼...! 그래서 언젠가 가봐야지 하고 저장해 놨다가 친구가 차를 갖고 놀러 왔을 때 같이 가보게 되었다.
그래서 맛이 어땠냐 하면...?!
맛있어서 처음으로 만두로 과식을 해봤다. 처음에는 에이 만두가 만두지 뭐- 하고 먹었는데, 맛있어서 원래 먹으려던 양보다 더 많이 먹어버린 것. 비록 속은 좀 더부룩 했지만, 후회는 없다 ㅎ
위치는 좀 애매하지만 자양역(예전에는 뚝섬유원지역으로 불리우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나오는 그곳!)에 갈일이 있다면 겸사겸사 걸어서 한 번 가볼 만하다. 한강에서 휴일을 보내게 되면 한 번 가보시길.
미슐랭 맛집도 좋지만, 이렇게 숨은 보석 같은 곳들도 많습니다요
#서울맛집 #샤오롱바오 #이태원 #해방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