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길을 가다보면
딱히 귀엽지도, 예쁘지도 않은 그냥 그런 강아지들을 보곤 했다.
강아지를 키우려면 품이 많이 들텐데
저런 못생긴 강아지는 왜 키울까
생각을 잠시 하곤 했다.
그리고 지금 나에겐
꼬질꼬질한 강아지가 있다.
신기한 일이었다.
내가 한 눈에 반해
미치도록 귀엽고 사랑스러워서 데려왔던
1.2kg의 아주 작은 강아지는
시간이 흘러 지금 2.7kg이 되어도
내 눈에는 그 귀여워 죽겠는 모습이랑 똑같아 보인다.
사진을 보면 불과 두 달전에 이렇게 자그마했다고?
새삼 놀라긴 하지만 안아올릴 때 그 묵직함만 달라졌지
귀여움이 만약 숫자로 표현될 척도가 있다면
우리집 강아지는 0.1도 달라짐 없이 100점 만점에 100점으로 똑같이 귀엽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귀여운건 똑같은데
사랑하는 마음은 커진다.
처음엔 너무 작아서
내가 밥을 많이 주거나 적게 줘서 탈이 날까봐
아니면 잠시 혼자 있는 시간에 일이 날까봐
걱정이 많이 들었다면
지금은 걱정할 것은 별로 없고
내가 샤워를 할 때나 볼일을 볼 때나
늘 문 코앞에서 강아지의 나를 향한
뜨거운 까만 눈빛을 사랑을 담아서 받을 뿐이다.
잠을 잘때도
강아지는 늘 내손이 닿을 거리 중에서
자기가 맘에 드는 곳에 마음에 드는 자세로
콜콜 자다가
내가 모기때문에
아니면 아들들 때문에 새벽에 깨서
살금 살금 걸음을 잠시 걷기만 해도
강아지는 바로 벌떡 일어나서
내 뒤를 졸졸졸졸 따라오고 바라본다.
톡톡톡톡
그 분주한 발 4개가 교차하는 소리는
눈을 감고 깜깜한 방안에 누워있어도
강아지 모습이 상상되어서 미소가 지어진다.
어느날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는데
엘레베이터에 탔던 사람이 탄성을 내뱉었다.
ㅡ 어머나! 강아지네 강아지가 어쩜......
하고 말을 끝맺지 않았다.
의아했다.
귀여운걸 보면 귀엽다고 말을 마치면 되련만
왜 어쩜! 하고 말을 하다 말았을까.
그리고 산책을 마치고 발을 씻기려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왠 못생긴 강아지를 내가 애지중지 안고 있었다.
미용을 한지 좀 시간이 되어서
털은 꼬질꼬질하고
왜 그러는지 매일 세수를 해도
눈물자국이 검붉게 눈가에 남겨진
흰색털 잡종 강아지.
그런거였구나.
못생긴 강아지는 이 세상에 없었던 것이다.
다 너무 귀여운 강아지만 이 세상에 있을뿐.
내가 사랑하는
이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내 강아지
뽀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