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이 티파니 매장 앞에 서서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하는 장면은 수많은 여성들의 마음속에 로망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60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지금 봐도 오드리 헵번의 패션은 촌스럽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극 중 신분 상승을 꿈꾸는 '홀리(오드리 헵번)'는 티파니앤코 매장 안을 바라보며 아침을 먹고 있다. 오래된 영화 속 티파니 매장 앞에 서있는 오드리 헵번의 모습을 보면 문리버(Moon River) 노래가 오버랩되면서 귀에 맴도는 것만 같다.
티파니 매장의 화려함처럼 럭셔리한 삶을 원하는 홀리. 그녀는 얼굴을 반쯤은 가리는 레이벤(Ray Ban)의 오버사이즈 선글라스와 지방시(Giviency)의 리틀 블랙 드레스, 가녀린 목을 감싼 진주 목걸이로 화려한 신분상승의 욕구를 잘 드러냈다. 그녀가 입었던 지방시의 드레스는 2006년 경매에서 46만 7200파운드(한화 약 8억 5천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 동일 영화에서 입었던 버버리 트렌치코트가 한화 약 1억 원에 낙찰된 것과 비교해도 8배가 넘는 수치다. 그만큼 오드리 헵번이 티파니 매장을 동경하는 장면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 있게 남아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티파니앤코(Tiffany&Co.) 뉴욕 본점에서 촬영했다. 영화가 유명해지면서 매장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늘어났고 티파니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실제 영화의 제목처럼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게 됐다. 2017년 뉴욕 5번가 플래그십 매장에 '블루 박스 카페'를 오픈했다. 티파니 블루 컬러로 인테리어 된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침식사뿐만 아니라 런치 코스, 티 메뉴까지 다양하게 판매한다고 한다. 모두의 꿈처럼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다니 황홀해지는 마음까지 든다.
프러포즈 반지로 유명한 티파니앤코의 시작은 문구점에서 출발한다. 뉴욕의 첫 티파니 매장은 1837년 찰스 루이스 티파니(Charles Lewis Tiffany)에 의해서다. 친구인 존 버넷 영(John B Young)과 함께 문구류와 팬시용품을 판매하는 상점, '티파니, 영 앤드 엘리스(Tiffany, Young and Ellis)'를 설립했다. 첫날 매출은 4.98달러였지만, 2020년 티파니의 영업이익은 94억 원이다. 1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티파니앤코는 세계적인 명품 보석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거대 명품 제국인 LVMH는 티파니앤코를 158억 달러(한화 약 17조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은 티파니앤코의 브랜드가치와 세계적인 위상을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찰스 루이스 티파니와 존 버넷 영은 16년 동안 동업했고, 1953년 찰스 루이스 티파니는 공동경영자로부터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름도 '티파니앤코(Tiffany&Co.)로 바꾸고 보석 전문 명품 브랜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1961)'을 통해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되고, 그 이후로도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 스위트 알라바마(2002) 에서도 티파니 매장이 나왔다. 2013년 '위대한 게츠비'영화에서는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보석 및 액세서리, 식기, 도자기를 티파니에서 만들면서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된다. 여주인공이 착용한 이중 진주와 다이아몬드로 제작된 머리 장식만 2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전 세계 다이아몬드 중 0.04%만이 티파니의 선택을 받게 된다. 희귀하게 얻어지는 티파니의 다이아몬드는 1,500여 명의 장인들이 까다로운 기준에 의해 공정한다. 특별함 중의 특별한 다이아몬드, 티파니앤코의 다이아몬드는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결혼반지로 선택받고 있다. 티파니 다이아몬드 반지는 6프롱 세팅이 자연스럽게 시야에서 가려지면서 다이아몬드가 밴드 위에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다이아몬드를 돋보이게 하는 6개의 프롱은 다이아몬드가 아름다운 빛을 충분히 뿜어내도록 도와준다. 이런 완벽한 반지는 130여 년 전 인, 1886년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티파니 세팅'을 처음 선보이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웨딩링의 표준을 만든 티파니는 다이아몬드만큼이나 티파니 블루 컬러가 시그니처(signature)다. 티파니 블루를 본 여성들의 심장 박동이 22%나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을 정도다. 나 또한 티파니 블루를 생각하면 행복한 설렘을 느낀다. 많은 여성들이 행복해지는 컬러로 티파니 블루 만한 색은 없지 않을까.
1998년 티파니앤코는 '로빈슨 에그 블루'로 알려진, '티파니 블루' 컬러를 상표 등록했다. 티파니만 이 색상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2001년에는 미국 색채 연구소 팬톤과 함께 '1837 블루'컬러를 만들어 등록했다. 1837은 티파니의 창업 연도를 딴 것이다.
여자들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티파니 브랜드는 패키지만 봐도 행복해진다. 새빨간 하트 색상이 아니어도 가슴이 두근두근 할 수 있는 컬러가 있다는 게 놀라울 뿐이다. 에르메스의 오렌지색만큼이나 아름다운 티파니 블루. 상표등록까지 마쳤으니 이제 온전히 티파니의 색이 된 것이다. 아름다운 티파니 블루 상자에 담긴 다이아몬드의 영롱함은 어떤 보석보다 아우라(Aura)를 풍긴다. 앞으로 꿈을 파는 명품회사, LVMH와 함께 하면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해진다.
티파니앤코를 대표하는 표현으로 '프러포즈 프리패스(Free Pass)'라는 애칭을 붙여주고 싶다. '티파니 세팅'이 세상에 나온 지 130년이 넘었고, 티파니 브랜드가 탄생한 지 180년을 넘기고 있다. 민트색, 파스텔 블루색을 가진 티파니 블루는 우리의 다음 세대에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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