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

우리가 이상을 잊으면 안 되는 이유

by 비누양

세상은 작지만 크고, 사람은 단순하지만 다양하다.

지구에 사는 인간의 수는 대략 80억 명으로 인류의 역사상 최대치를 찍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 중 이 세상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인간상이 있다.

요즘과 같은 불확실성과 절망이 만연한 시대에 꼭 필요한 사람 말이다.


그것은 바로 이상(理想)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절대 완벽하지 않고 완벽할 수도 없는 세상에서 완벽하고 아름다운 이상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다수결의 원칙과 경제적 논리로 굴러가는 현대 사회에서 몽상가 또는 멍청이 취급받기 십상이다.


누군가 한국의 미래에 대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누구도 반론할 수 없는 철저한 이상을 이야기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아래와 같은 반응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반응 1: '누구나 다 아는 당연한 말을 하네.'


그렇다. 이상은 쉽다. 어린아이도 아는 정론이요, 이치이다.


반응 2: '그걸 누가 몰라서 안 하나?'


그리고 놀랍게도 안 한다!


세상이 돌아가는 것을 보면 꽤 많은 일이 이상과 반대로 흘러간다. 누구나 죽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만 죽음을 모르는 것처럼 살아가듯이 말이다. 마치 모두가 입밖에 꺼내지 않기로 약속한 것처럼 이상은 사회에서 금기와 같이 취급되는 것이다.


어릴 적 종이 신문을 보면 이해가지 않는 일들이 많았다. '왜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을까?' 싶은 사건들이 많았고, 현실에서도 이런 생각이 들게 하는 모습이 보였다. 크게는 정치적 횡령 사건이나 작게는 대중교통이나 길가에서 경험한 이상한 어른의 모습과 같은 것들 말이다. '왜 어른들은 본인들이 가르친 대로 행동하지 않을까?'라는 궁금증과 배신감이 몰려왔다. 그리고 언젠가 엄마에게 물었다. 왜 어른인데 그러냐고. 그리고 답변이 날아왔다.


"어른이라고 다 알지 못해. 어른이지만 어린아이 보다 못한 사람들도 있어."


아마 엄마는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어릴 적 나에게는 기억에 남는 답변이었다. 물론 세상에는 훌륭한 어른들도 많다. 그리고 악행과 부조리는 무지로 인해 벌어지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빈도로, 이상은 이상일 뿐이라고 간주해서 마음속 깊은 곳에만 담아두고 합리적인 이익과 처세를 추구함으로써 벌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이상이 있고,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상은 말 그대로 이상이기 때문에 실현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세상은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혀 적당한 타협과 차선책으로 사회를 구성해 나간다.


그러나 내가 경계하는 것은 이상을 유치한 몽상으로 치부하는 비아냥이고, 이상을 포기하거나 잊어버리는 것이다. 이 글을 통해 의도하는 바는 이상주의자에 대한 찬양도 아니고, 현실주의자에 대한 비난도 아니다.

이상만을 말하고 현실에서 실현할 수 없으면 무용지물이고, 현실주의적 의심과 판단으로 이상에 대한 브레이크를 거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상이든 현실이든 우리는 패배와 절망에 완전히 물들어 스스로를 포기하면 안 되는 것이고, 극도의 절망의 늪에서 인간을 패배하지 않게 하는 것은 이상과 이를 놓지 않는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