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동으로 인식하는 세상(명상 시)
몽클한 파동 딱딱한 파동
뜨거운 파동 날카로운 파동
현재를 상상하는 나의 마음속엔
파동을 감지하는 원숭이가 있다
마음속에 들어앉아 세상을 듣는다
멀리서 들려오는 파동을 들으며
한 번도 접촉하지 못한 세상을 상상한다
영원히 접촉할 수 없지만
6개의 창문을 통해
밀려오는 불안정한 신호들
어두운 곳에서 눈을 감는 것처럼
창문을 하나씩 단속하며
어둡고 어지러운 의식을 밝혀나간다
첫 번째 창문이 닫히고
몸이 맑고 가벼워진다
두 번째 창문이 닫히고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세 번째 창문이 닫히고
욕심과 분노가 사라진다
네 번째 창문이 닫히고
의식이 밝아지고 명료해진다
다섯 번째 창문이 닫히고
속박에서 벗어나 대자유를 누린다
여섯 번째 창문이 닫히고
타인의 고통을 보듬어 안을 수 있게 된다
마음속 원숭이가 세상을 제대로 보는 방법은
보려고 애쓰는 것이 아닌
눈을 감는 것에서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