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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 비즈니스; 나뭇잎을 팔아 25억을 버는 마을?

도쿠시마현 카미카츠정 답사이야기 1.

by 즐거운 도시연구자

*25년 9월 인터뷰 정리*


[개요]

- 인구 1,305명, 세대수 706세대, 고령화율 51% (24년 9월 기준)

- 2011년을 기점으로 계산했을 때 매년 평균 50명이 감소 (자연감소 50-70, 사회적 감소 50, 신규유입 20명)

- 도쿠시마 시내에서 자동차 운전 시 1시간 20분 거리


[어떻게 시작했나?]

- 예로부터 임업을 하던 마을이었으나 1960년대에 목재의 가격이 급락해 1965년경 밀감 재배를 주요 업으로 전환함. 이후 밀감 재배는 별문제 없이 운영되었으나 1981년에 영하 12도까지 내려가는 대한파가 오면서 밀감나무가 전멸함


- 당시 JA(일본 농협)에 소속된 요코이시상이 새로운 산업으로 "나뭇잎 판매"를 제안하였으나 누가 나뭇잎을 돈 주고 사냐며 주민 모두가 반대함. 이에 요코이시상이 벚꽃나무를 키워 열매를 팔고 있는 농가 4개소를 설득하여 2년간 나뭇잎 재배 테스트를 운영하였는데, 그 결과 나뭇잎이 생각보다 비싸게 팔렸음. 이를 보고 참여농가가 증가, 나뭇잎 비즈니스가 본격적으로 1986년에 시작됨, 39년이 지난 지금 146 가구가 참여 중임


[참여주체]

- 3개의 사업주체가 있음 "농가, JA, 주식회사 이로도리"

- 농가는 자신이 소유한 산, 밭, 논에 묘목을 심어 어릴 때부터 나뭇잎을 관리해 수확함. 절대 야산에 있는 아무 나무나 채취하는 것이 아님. 나뭇잎을 계속 수확하기 때문에 나무의 수명이 짧음. 예를 들어 단풍나무는 묘목을 10년간 키우고 자란 나무에서 10년간 수확하는 20년 사이클로, 5년에 한 번씩 새로운 묘목을 심어야 이 산업이 건강하게 유지가 됨. 자신의 땅이 있다면 행정에서 묘목 구매비용 70%를 지원하고 있음


- JA는 처음 아이디어가 나온 시기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 JA의 주 역할은 유통임. 전국의 소비자에게 아침 8시까지 정가제 주문을 받은 후 온라인에 주문정보를 띄움. 정보를 본 농가는 자신이 수확할 수 있는 나뭇잎을 체크해 주문을 받고 점심 12시까지 JA로 출하하면 JA는 당일 배송함 (JA는 각 농가의 매출에서 2% 수수료를 받음)

- 주식회사 이로도리는 행정에서 출자해 만든 비영리회사로 나뭇잎비즈니스를 하는 농가의 활성화를 목표로 함. 특히 홍보, 품질관리, 피드백 역할을 수행함. 총 3명의 직원이 있는데 나뭇잎비즈니스 전담은 1명이며 나머지 2명은 마을의 홍보지, 매거진 등의 디자인을 함

(이로도리는 50만 엔 외의 수익을 모두 목적사업에 사용하는 구조, 수익은 나뭇잎 비즈니스 업무 대행수수료로 농가 매출의 5%를 농가에게 받고 있음. 5%는 대략 1300만 엔 정도, 이 돈은 나뭇잎 비즈니스를 전담하는 1명의 급여와 나뭇잎비즈니스의 홍보, 영업, 피드백을 위해서만 사용, 나머지 2명의 급여는 디자인 위탁용역 등을 받아서 마련함)


-(생각) 사업이 잘 될수록 개개의 농가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로, 마을기업으로 돈이 들어가는 구조가 아님. 개인의 수익이 올라가니 다들 의욕이 생기고 수수료도 잘 내는 것으로 판단함


[소비자]

- 처음에는 일본요리점, 레스토랑이 주요 소비자였으나 지금은 만쥬, 일본과자점, 비행기 1등석 기내식 등의 주문으로 확장되어 성장하였음

- 현재 나뭇잎비즈니스를 하는 지역은 카미카츠정 외에도 10개 정도가 확인됨. 카미카츠정이 60~70% 정도의 점유율을 보임. 처음 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는 브랜딩력과 나뭇잎의 질이 높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보다 비싸게 팔림. 그리고 나뭇잎의 대량주문에 당일 대응할 수 있는 곳은 카미카츠정밖에 없음


- 나뭇잎 품질 검증과정이 꼼꼼한데, 아주 작은 상처가 하나라도 있거나, 색이 일정하지 않거나, 색 자체가 연하거나, 잎이 얇은 경우는 불량품으로 폐기함 ( 나무 하나당 50% 정도가 불량품이며 아래 사진도 불량품임/ 사진은 카미카츠초 내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나뭇잎)

- 같은 크기와 같은 색의 나뭇잎을 분리하여 패키징을 함. 이 과정은 모두 농가가 책임지고 진행함

- 불량품이 나와 컴플레인이 온다면 주식회사 이로도리 담당자가 그곳이 도쿄든 삿포로든 나뭇잎패키지 한 개를 당일배송하러 바로 출발하며, 직접 가서 사과함. 그리고 불량품이 나온 농가는 2주간 출하가 금지되는데, 출하 금지 시 손해금액은 대략 100만 엔~150만 엔이라 다들 엄격하게 검수하고 있음


[전환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이유]

- 첫째, 개인 pc가 공급되기 시작한 1998년에 ICT를 활용한 주문 방식을 도입한 점임. ict도입 전에는 ja가 마을방송을 통해 주문이 들어온 나뭇잎의 리스트를 모두 불러주었고, 농가에서 전화로 신청해 먼저 전화한 사람이 주문을 가져갔음. 시스템은 주문 처리에도 시간이 오래 걸려서 재료 수급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요식업계에서는 불만이 있었음. ict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처음 나왔을 때 컴퓨터 사용 법을 모른다고 대부분이 반대하였으나 과감히 마을방송을 중단해 버림. 농가들은 주문시스템을 배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온라인 주문시스템이 빠르게 정착했음

- 둘째, 소득이 높아 참여자들의 의욕이 상승함. 1 농가당 나뭇잎 비즈니스만으로 2천만 엔의 소득 창출하고 있음. 주로 생산하는 나뭇잎인 감잎은 한 장 당 250엔, 농가에 남는 돈은 100엔임. 마을에는 나뭇잎 320종이 재배되고 있음. 연잎만 생산하는 농가의 경우 여름에 4개월 일하고 매출 800만 엔이며, 연잎의 경우 1년 단위 농사로 신규 사업자들이 접근하기 쉬운 품종임. (그럼에도 땅값은 나고야 논의 10% 정도 가격으로 여전히 저렴함. 단, 땅을 구할 수 없는 것이 진입장벽임) 나뭇잎은 정가제로 판매하기 때문에 출하가가 매번 바뀌는 농산물과 달리 수익이 일정하다는 점도 메리트임


- 셋째, 고령인구들도 쉽게 할 수 있는 작업으로 선호도가 높고, 나이가 들어도 마을에서 활동하며 건강할 수 있다는 점이 참여도를 높임. 최고령 참여농부는 98세, 평균연령 75세, 가장 많은 나이대 80-8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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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점이나 그 외 성과(인구유입, 관광성과)들은 4편 정도에 함께 정리할 예정. 이 마을의 이야기는 아직 제로웨이스트와 우드베이스에 대한 이야기가 한참 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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