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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 사는 프리랜서의 일주일

by 조이

도쿄에서 일하는 5년차 직장인이었습니다. 이제는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지내는 이야기를 담습니다.



지난 주 내내 비가 오더니, 도쿄에는 벌써 여름이 훌쩍 다가왔어요.

회사 밖에서 보낸 첫 일주일을 여러분과 공유하고 싶어요.



일하는 곳


오늘의 제 오피스는 이 곳입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건너온 카페인데요, 태국 북부 고산 지대에서 커피를 재배하고 직접 로스팅해 카페까지 운영하고 있어요.


몇 년 전, 치앙마이에 처음 갔을 때 알게 된 카페인데 도쿄에도 점포를 내서 근처에 올 때면 꼭 들르게 되었어요.





AKHA AMA COFFEE ROASTERY




다녀온 곳


퇴사 다음 날 아침, 바로 여행길에 올랐어요.


일본 유학 시절을 함께한 친구 집에 머물며 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를 다녀왔어요.


최근에 프리랜서로 시작한 일본 시골의 빈 집 중개 & 리폼 & 에어비앤비 운영 지원 업무도 겸한 출장이었습니다.


나라에서는 티룸과 정원이 딸린 60년 된 예쁜 집을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에서 영상 편집을 하는 미국인 클라이언트가 구매해 열쇠를 전달하고 왔고,
오사카에서는 2층짜리 작은 빈집을 구매한 클라이언트의 요청으로 바닥 공사를 위해 인테리어 벤더와 현지 조사를 다녀왔어요.


고베에 살 때 자주 갔던 집 근처 한식당을, 제가 정말 좋아하는 친구와 1년 반 만에 다시 만나 다녀왔어요. 예전처럼 변함없이 맛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교토 기온 거리에서는 맛있는 녹차 라멘과 튀김 세트도 먹었답니다.


Kyoto Gion Tempura Ramen -KIRAKU- 葵洛






무엇보다도 일주일 동안 집을 내어주고 온갖 한국 요리를 다 해 준 고마운 친구, 그리고 일본에서 다닌 첫 회사 동기들과의 모임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였어요.


제 일본 생활을 시작한 지역에 다시 와서 친구들을 만나, 옛날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느낀 것


회사 밖 프리워커로 일한 첫 주였는데요, 루틴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각 클라이언트에게 업무 가능 시간을 미리 공유하고 있지만,
그 외 시간에도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보게 되더라고요.
마치 퇴근 후에도 무의식적으로 회사 슬랙을 확인하던 때처럼요.


그래서 수익과 직결되는 파트타임 업무는 오전과 오후에,
지금 당장은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꾸준히 해야 하는 글쓰기와 책 집필은 저녁에 배치해 보려고 해요.
무의식적으로 몸이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 하루 루틴을 더 탄탄하게 잡아보려 합니다.
아침에는 운동, 저녁에는 발레와 요가도 잊지 않고요.
이번 한 달은 시행착오를 겪어보고, 다음 달엔 더 효율적인 패턴을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 불안한 한 주였어요.
더 이상 아침 출근 지하철에 타지 않아도 된다는 게 아직은 어색해요.
내가 주도적으로 하루를 만들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만큼,
내가 한 만큼만 수익이 생긴다는 현실도 함께 다가오더라고요.
업무가 곧 일상이 되어버릴까 봐,

소속이 없다는 불안감에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이 불안한 마음도 언젠가는 익숙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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