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말을 배우고 있다.
정작 나를 위한 말은 할 줄 몰랐다.
나는 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었던 걸까. 지금까지 효율적인 말, 효과적인 말이 정답이라고 소리 높여 강조했다. 말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순진한 생각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100일 동안 아기를 키우고 사람들과 얽히면서 여러 가지 말을 만났다. 인정, 비난, 위로, 질책, 공감, 그 말들은 우리 사이에 다리를 놓기도, 벽을 세우기도 했다. 그 한 마디를 밤새도록 곱씹으며 잠을 설친 적도, 며칠을 분노한 적도, 잠깐 설렌 적도 있다. 나를 깨웠고 마음을 할퀴었던 것들이다.
육아에서 말을 발견하고 본질을 음미했던 시간을 기록하기로 했다. 나를 위한 말을 고민하고 내뱉던 순간들을. 나는 다시 말을 배우고 있다. 그 무게와 연결성을 느끼며. 지금을 기억하고 싶다.
이 글을 마무리할 때쯤이면 말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기에 미지의 날들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