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와 식당
한 달간의 긴 휴가 겸 시험 겸 업무 겸 해서 한국을 다녀왔다 3년 전 회사를 그만두면서 시작했던 유학 생활의 첫 번째 단락이 끝났다. 2013년 한국에서 학교를 졸업할 때는 졸업하기 전 취직이 되어서 별 걱정 없이 바로 회사 생활 시작하였는데 호주는 쉽지가 않다 나의 부족한 영어, 소셜 기반, 취업난 등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결국 될 사람은 되고 안될 사람은 안 되는 게 자본주의 사회 단면 아닌가 싶다
호주의 취업 패턴을 보면 이력서 - 면접 - 레퍼런스 체크 - 사인이다 처음부터 풀타임 정규직은 적고 파트타임이나 인턴은 기본이다 그리고 한국처럼 공채 시스템도 없어서 대부분 정해진 기간 없이 수시로 인력을 채용한다. 흔히 한국은 인맥, 학연, 혈연이 강하고 그래서 취업시장에서 불균형, 불법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호주는 그게 기본 베이스다 우선 취업 정보 자체도 네트워크 바운더리 안에서 도는 경우가 많고 더 좋은 직책이면 내부 직원에게 추천을 바로 받는 경우가 더 많다.
물론 시작부터 업무평가 까지는 대부분 확실한 시스템 하에 이루어진다만 몇몇 중국인 친구들 한인 사회 피드백을 들어보면 어쩔 수 없는 인종의 벽은 존재한다. 대부분의 회계법인, 뱅크, 로펌 등 아시안이 많이 진출하는 분야의 관리자급은 백인이다. 아이러니한 이유는 대부분의 하위 직책 실질적 업무 담당자는 흔히 말하는 유색인종이 대부분이다. 인도, 중국, 베트남, 그리고 인니와 극소수의 한인들 구성하는 이 집단은 결국 그 이상으로 나아가기 힘들다
여기서 길이 나누어지는데 인도나 중국같이 많은 이민자와 그들의 네트워크 기반 그리고 경제규모가 있는 집단은 스스로 사업체를 많이 꾸린다. 당연히 같은 민족끼리만 장사해도 잘 살 수 있으니 고민할 거리도 없고 또 다른 취업 시장을 이룩한다. 나머지 한인이나 더 작은 인종들은 백인사회 종속변수가 되던가 조그마한 한인의 경제규모로 파이 싸움하는 형태를 보인다
대표적으로 레스토랑 시장으로 보면 현지에서 하는 인도, 중식당은 대부분 현지에서 먹는 식당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게 중국, 인도 친구들의 지론이다. 다양한 메뉴, 퀄리티, 맛 등등 높은 점수를 주고 고급 레스토랑도 많이 존재한다. 한식당으로 보면 부끄러울 정도로 소개하고 싶지 않은 곳이 많다. 한국의 김밥 천구보다 못한 맛, 퀄리티를 자랑하며 식당이라기 보단 매점에 가까운 음식 조리 방법은 참 안타깝다. 결국 규모의 싸움이다. 이 규모를 만드는 건 인구다 한국인의 1프로가 해외 나가서 생활한다 해도 50만 명인데 중국의 0.1프로만 해도 100만 명이 넘는다 문제는 인도 중국의 해외 거주민의 규모는 계속 늘어 갈 테고 한국은 그럴 확률이 매우 낮다는 데 있다
흔히 호주를 중국의 종속변수로 보는데 호주 수출의 1등 국가고 도시의 수많은 부동산, 공장 그리고 토지 등이 중국인, 중국 업체 소유이다. 호주인들 스스로는 중국을 무시하지만 현실은 중국이 없으면 호주의 경제 전반이 돌아가지 않는다 호주 천연자원 반이상을 수입하고 호주 경제 내에 엄청난 자금을 풀어 넣는 그 힘의 바탕은 결국 인구에서 나온다. 호주가 외부 경 제이 그렇게 휩쓸리는 이유도 결국 인구이다 2500만 명은 내수 시장으로는 맘대로 할 수 있는 게 적다. 단적인 예로 호주 내에는 자동차 공장이 없다 전량 수입품이다.
한국의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지표들을 보여주는데, 정부와 사회 리더층들의 뒷 짐 쥐고 관망은 사라지지 않는 행위인 듯하다. 수많은 이름만 있는 정책들은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 결혼을 하고 자녀를 갖는 행위는 크게 두 가지 강력한 요인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인간 DNA 자체에 내재되어있는 후손 창출의 욕구이다. 기본적인 욕구이면 생물이라 불리는 대부분의 존재에 있는 강력한 자연계의 법칙이다. 나머지 하나는 인간만이 지니는 자산으로서의 행위이다. 이 행위는 고대 수렵시대부터 최근의 농경사회까지 당연시되는 사회현상이었다 노동력이라 불리는 단순한 자산을 얻기 위해서는 인간이 필요로 했고 그런 바탕에서 대부분의 고대사회는 일부다처라는 아주 합리적인 방안으로 노동력을 창출해 왔다. 하지만 근대사회로 넘어오면서 인간의 노동력 제공의 행위는 기계로 넘어갔고 그 분야는 이제 인간 고유의 영역인 사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는 시대이다.
그러면 인구 창출 행위는 더 이상 무의미한가? 전혀 반대로 더욱더 중요한 게 인구이다. 진화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기업의 생산량은 무한히 늘어나는데 그것을 소비해줄 인구는 정체현상을 겪는다면 자본주의 사회의 총아인 기업들은 성장하지 못한다. 성장하지 못하는 기업은 죽은 것이고 죽은 기업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미하는 바는 사회의 죽음이다. 그래서 한국사회는 천천히 죽음으로 향하는 파도의 시작점에 서 있다. 소비를 해 줄 고객이 없는 죽어가는 사회를 바라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수많은 우리 사회의 리더들.....
현대 사회에서는 결국 자손의 생산이라는 욕구 말고는 자녀를 가질 이유가 하나도 없다. 문제는 사회 시스템, 문화, 그리고 실패한 정책들이 그러한 욕구를 억제시키고 있는 것이다. 흔히 집값을 내리면 결혼을 한다, 혼수비용, 남녀 갈등, 고부갈등, 경력단절 등등 수많은 요인으로 출산율 저하를 설명하는데 글쎄 단순히 그런 이유가 아닌 성장하지 않는 사회가 문제 아닐까. 내가 자녀에게 생명을 선사하다고 해서 그 자녀가 나보다 행복하고 잘 살 희망이 점점 사라지는 사회, 고착화되어가는 자본주의 계급사회, 그리고 부수적으로 말한 위의 수많은 문제들이 이 상황을 만드는 것 같다.
서양권에서는 해결 방안으로 기본임금 등을 말하는데 참 웃긴 게 이미 많은 사회복지 시스템으로 시험하는 그 방안으로 소위 말하는 하위집단을 탈출하는 비율이 어떻게 되는가? 우리가 어려움 고행을 이겨내고 성공하는 사람들을 뉴스를 보고 감동받는 이유는 그 행위 자체가 무척 힘들고 확률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확률 자체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똑같이 인구문제에 대비해 보면 돈을 더 준다고, 문제 하나 두 개를 해결해 준다고 출생률이 높아 질까? 글쎼 사회 시스템 전부를 뜯어고치는 정도의 개혁이 아닌 이상 그저 현상 유지가 다행일 거다.
전 세계 어디보다 결혼과 안정적인 가정이라는 전형화된 인생이 강압받는 한국사회에서 이 정도로 출생률이 줄어드는 문제는 어느 정치인의 비리나 기업인의 뇌물보다 천배 만 배의 더 큰 사회 문제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으니 그저 방관하는 거지. 슬퍼진다 한국사회의 단면을 보고 있자면 가라앉는 나의 배를 보고 있자니 한 없이 슬프고 절망적이지만 어찌하겠나 나는 그저 인간일 뿐이고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