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어 산다
덥다 덥다 해도 여름은 곧 지나간다.
삶도 그랬다.
가버린 세월을 아쉬워하는 체질이라서
8월 7일 입추라는 작은 글씨를 보니 30도 가 넘는 더위가 밉지 않다.
더운 것을 빼고는 과일에 물들 만큼 실컷 먹고 있고
치아를 걱정하며 옥수수도 뜯고 또 뜯는다.
젊어서는 친구 따라 강남도 가보고
결혼하니 남편에게 물들어 산다.
검은색과 빨간색을 섞으면 보랏빛처럼
내 색이 없어졌다고 지금도
야단법석이다.
도로가에 서있는 은행나무속에서
쓰르라미 소리가 요란하다.
"아직은 여름이라고"
여름을 보내고 아쉬워하는 마음이 크게 남지 않도록
여름 끝자락 물들기에 애를 써본다.
2014년 8월 5일 월요일
찐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