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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bleman Jul 23. 2020

Plague-nomics (전염병의 경제학)

모기

모기, 정말 성가신 존재다. 우선 물리면 가렵다. 더 나아가 정신적인 측면에서 왜인지 모르게 내 피를 뺏긴 것 같은 억울함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내가 모기로 인해 가장 짜증이 나는 시점은 바로 자고 있을 때 물리는 것이다. 둔감한 사람들은 계속 곤히 잘 수 있을 지 모르나, 나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한번 잠에서 깨면 다시 잠들기도 어려운 것을 알기 때문에 더 부화가 치밀어 올라, 아예 불을 켜고 내 피를 빨아먹은 원흉을 잡고 나서야 다시 잠을 청하기도 한다.

다시 말하지만, 모기는 성가시고, 때로는 짜증을 유발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설문조사를 해본 것은 아니지만, 모기에 대한 이런 감정은 대부분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느정도 공감하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 누구든 굶주린 모기를 보고 기쁜 마음으로 “내 피를 먹으렴“ 이라고 생각하는 성자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즉 다시 말하면, 우리가 만약 “모기가 싫으니?” 라고 물어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동의할 것이다. 그렇지만 질문을 조금 바꿔본다면 어떨까? 만약 우리가 “모기가 두렵니?” 라고 물어봤을 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얘기할까? 물론 두렵다고 긍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첫번째 질문 만큼의 긍정은 없을 것 같다.

모기에게 물리는 것은 싫지만, 그래도 뱀에게 물리는 것만큼 두렵지는 않은 이유,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한국에서 살고 있는 행운아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모기에 의해 어떤 병에 감염이 될 수도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을 테지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현 시점을 기준으로 크게 우려가 되는 사항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모기는 성가신 존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모기가 싫고 좋고를 떠나 두려움의 존재가 되기도 한다. 사실 모기는 그 종도 다양하지만, 일본 뇌염, 말라리아, 뎅기, 지카 등과 같은 수많은 감염병을 유발 한다. 한번은 아프리카 출장을 가서 있었던 일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한번도 말라리아에 걸려본 적이 없는 터라, 친한 현지 동료에게 말라리아와 관련된 우스개 소리를 하였더니, 그 친구가 바로 정색을 하며 나도 한번 걸려보면 다시는 그런 얘기 입 밖에 내지 못할 것이라며, 순간 대화에 정적이 흘렀던 기억이 난다. 나름 친하다고 생각하여 별 생각 없이 했던 얘기였는데, 매일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현지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농담으로 받아드릴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하며, 나의 경솔함을 탓했다.

본격적인 학술 이야기로 우선 모기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특히 여러가지 모기 감염병 중, 뎅기열에 대한 학술 연구를 소개하려고 한다. 왜 하필 한국사람들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는, 혹은 어떤 사람들은 들어본 적도 없는 뎅기열인가? 그렇다면 이렇게 물어보자.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가 일어나기 전,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들이 메르스라는 질병을 알고 있었을까? 솔직히 나도 잘 모르고 있었다. 그리고 글로벌 시대 아닌가? 알아두면 여행을 가서라도 다 쓰일 곳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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