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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리얼리스트 Aug 09. 2024

A+의 위엄

동기부여. 교수님 감사합니다!

지난달 교수님과 면담을 했다. 원래는 종강하자마자 합평과 함께 식사를 하기로 했던 것인데 교수님이 일정이 생겨 모임으로 할 것인가, 개인 면담으로 할 것인가 하다가 다들 스케줄이 안 맞아 개인 면담으로 하기로 했다.

 교수님은 그야말로 텐션이 있는 분이다. 첫 학기에 세 과목을 수강했는데 두 과목은 A0 , 한 과목은 A+를 받았다. 바로 이 교수님 과목이었다. 수업분위기도 좋았고 원우들의 실력도 뛰어났기에 내가 A+를 받을지 몰랐다. 우선 교수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렸다.


교수님은 "젤 열심히 하셨잖아요?" 하셨다. 교수님 말씀이 상대평가라 세 명만 A+을  줄 수 있었는데 나의 태도를 유심히 봤다고 했다. 교수님의 평가기준은  재능이나 감각보다는 진지함과 성실성을 높이 산다고 하셨다. 그리고 끝까지 열심히 해서 논문도 빨리 쓰고 학부에 강의자리도 알아봐 주신다고 했다.


 교수님과 다른 교수님 한 분을 지도교수님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거의 마음이 굳어졌다. 다른 한 분 교수님은 2학기에 처음 강의를 듣게 되는데 전공으로 삼기에는 좀 애매하다. 해서 고민이었는데 교수님이 해결해 주셨다. 마침 내가 생각하고 있는 논문 주제를 잘 이해해 주시고 전공으로 삼기에도 찰떡이라 거부할 수가 없는 거다. <영상•드라마> 전공, 내 세부전공 되시겠다.


 ㅋ! 동기부여는 처음부터 지니고 시작하기도 하지만 중간에 생기기도 한다. 교수님의 격려 덕분에 다시 동기부여가 되었다. 대학원에 온 것은 우선 공부하는 과정을 즐기기 위해서였고

졸업 후, 학위를 딴 뒤는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강사 자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어차피 막차를 탔다 싶었고 박사 학위 취득 후면 거의 정년에 가까우리라 싶으니 힘이 빠졌다. 그래서 학령기의 학생이 아닌 일반인의 강의 정도 생각했는데 교수님은 석사 따고 학부 강의가 가능하다고 하셨다.


가슴이 뛰었다. 특히 내가 연구할 논문 분야가 아직 우리 학교에서 쓰인 적이 없고 우리 학교 방송 쪽 강의가 미비하기에 나더러 도전해 보라고 하셨다. 누구는 교수님이 날 꼬신 것이니 덥석 믿기만 하지는 말라고 했다. 하지만 100% 날 끌어주지 못한다 하셔도 나는 충분히 열심히 해야 하고 열심히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아니, 열심히 재밌게 할 자신과 열망이 생긴다. ㅋ!


 무더운 한여름 오후에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갔다. 기말과제 올려놓고 뻗었었는데 다시 책을 읽고 자세를 가다듬을 여유가 생겼다.

대학원에 잘 왔다. 주변에서 늦은 나이에 뭐 하러 또 공부를 하냐고 하기도 하는데 물론 그 과정도 즐기지만 강단에 설 나를 꿈꾸게도 되는 것이다. 내 뜻대로 장밋빛 인생만이 펼쳐지지 않을지라도 새로운 용기와 희망이 생겨났다. 벌써 방학도 반이 지났다. 한 달 남짓이면 개강!! 2030 청년들에게 주눅 들지 않고 (물론 그들과도 잘 지내고) 나는 나대로 내 길을 오롯이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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