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
서로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맞닿은 곳
흠뻑 취한 듯 오직 당신만 빼고 세상은 흐릿하고 몽롱하다
당신 뒤에 무엇 있든 당신이 어디 있든
오롯이 당신만 보이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얕은 거리 이 얼마나 깊은지
누군가는 멀찍이 떨어져 있는 그대로를 마주하지 않는다고 말하리라
비추어지는 형상 그대로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리라
이미 가까워질 대로 가까워진 두 사람
희미한 새벽빛 한 톨까지 정성껏 끌어다 모은 환한 나날들이 존재하고
광채는 그리 아름답지 못한 배경마저 밝게 가리어준다
이것은 그렇게 보려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
어찌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찌할 수 없는 것
이것은 빛과 거리의 문제
그러나 사진만의 문제가 아닌 이야기
나는 조금 더 밝게 더 가까이
당신 곁에 있고 싶다
제대로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차라리 아름답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