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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음 Jul 11. 2021

심도의 미학

당신과 나


서로의 숨결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맞닿은 곳

흠뻑 취한 듯 오직 당신만 빼고 세상은 흐릿하고 몽롱하다


당신 뒤에 무엇 있든 당신이 어디 있든

오롯이 당신만 보이고 다른 것은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얕은 거리 이 얼마나 깊은지


누군가는 멀찍이 떨어져 있는 그대로를 마주하지 않는다고 말하리라

비추어지는 형상 그대로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리라


이미 가까워질 대로 가까워진 두 사람

희미한 새벽빛 한 톨까지 정성껏 끌어다 모은 환한 나날들이 존재하고

광채는 그리 아름답지 못한 배경마저 밝게 가리어준다


이것은 그렇게 보려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

어찌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찌할 수 없는 것


이것은 빛과 거리의 문제

그러나 사진만의 문제가 아닌 이야기


나는 조금 더 밝게 더 가까이 

당신 곁에 있고 싶다


제대로 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차라리 아름답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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