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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 함정

by 하루

SNS를 보면 다들 대단하다고 느낀다. 요즘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거나 비싼 명품을 자랑하기보다는 성취한 것들에 대한 모습을 올리곤 한다.


마라톤 달리기, 자격증 취득하기처럼 허세보다는 실속 있는 노력 늘 해왔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런 사진들을 보면 어쩌면 과거의 허풍 가득한 사진이 좀 더 고도로 진화하여 자랑하는 게 지금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사진들을 보면 내가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닌가 생각이 들곤 한다. 모두들 빠르게 인생의 목포를 마쳐갔다. 누군가는 결혼, 출산, 내 집마련, 변호사며 회계사가 되었다. 흡사 이 세상의 주인공이 될 것 같은 사람들이다. 부족할 게 있을까 싶다. 분명 그들은 화장실 볼 일을 보면서도 책을 읽거나 세계 경제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분명하다.


그런 거에 비하면 평범하기보다는 조금은 더 모자라고, 의지는 박약하나 사뭇 의욕은 또 있어서 다이어트조차 쉽게 성공하지 못하는 내 모습에 종종 자괴감이 든다. 이 사회에서는 뛰어가지 않거나 하나라도 더 개발하지 않으면 침몰하는 게 당연한 것일까.


언제까지 달리고 달려야 생존이라는 문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 사람이 될까 싶다. 과거 고인돌이 있을 무렵 우리 조상들은 동물들을 피하기 위해서든, 사냥을 하기 위해서던 늘 쫓기고 달리는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모습이 다를 뿐 여전히 동일하게 생존을 위해 달려야 하는 모습자체는 변화가 없는 듯하다. 역사가 반복되듯 한 인간의 숙명도 세를 거듭하여 반복되나 보다.


적자생존. 늘 그런 삶의 경쟁에서 좀 더 의지가 있고 좀 더 열정적이며, 좀 더 승부욕이 강한 사람들이 살아남았을 테다. 그렇지 않은 나와 같은 사람은 이제 도태되어야 하는 것일까.


언제쯤 삶에서 현재라는 순간을 음미하며 살 수 있을까. 말로는 순간을 음미하며 살라하지만 늘 사회는 미래를 걱정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을 강요한다.


“현재에 안주하면 안 돼, 무조건 달려야 해, 조금 더 변화하고 개선되어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넌 게으른 사람에 불과해.”


내 머릿속에는 휴가를 얻어 집에서 편히 쉬는 순간에도 이런 말들이 떠돌곤 한다.


연금, 투자, 부동산, 전문자격증. 그 모든 것들이 보유만 한다면 한 개인의 삶의 가치는 달라진다. 투표권이 하나인 듯 한 개인의 가치가 다른 이에 비해 더 무겁거나 가볍지 않을 텐데 은연중에 사람마다의 가치가 다를 거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쳇바퀴 도는 듯 한 이 경주가 참 많이 지겹다. 언제쯤 서로 비교하는 것을 그만두고 삶의 생존보다는 의미를 찾는 것에 몰두할 수 있을까. 커가면서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한 개인에게 많을 것을 몰아 묻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경주에서 둬 쳐지면 실패한 인생이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한국이란 나라는 땅 면적은 작은데 사람은 많고, 일자리는 적으면서 남눈치는 또 엄청 보는 매우 폐쇄적인 섬나라 국가이다. 당분간 이런 섬나라 문화가 바뀔 순 없을 것이다. 그러는 중에 사회에서 요구하는 순서와 스펙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계속 늘어만 갈 것이다.


모닝미라클 정도는 굳이 안 해도 되지 않나 싶다. 졸리면 좀 더 자고, 자격증 없어도 능력으로 인정받는 그런 삶, 개인이 더욱 존중받는 삶을 사는 게 어떨지 싶다.


아무튼, 한 밤 중에 잘 나가는 친구의 사진을 보고 질투가 나 마구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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