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요리(1956) 스탠리 엘린
[세계추리문학전집] 50/50
추리소설은 탄생 이래 단편보다는 장편이 더 큰 영광을 차지했다. 주요 미스터리 추천 목록에서 단편 소설집의 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호기심이 이끌어가는 장르인 만큼 호흡이 긴 이야기가 서사를 구축할 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걸작 단편 미스터리는 물론 존재한다. 최초의 추리소설인 「모르그가의 살인」을 비롯해 에드거 앨런 포는 단 한 작품을 제외하면 오직 단편만 썼다. '셜록 홈스 시리즈'도 장편은 네 편에 불과하나 단편은 56편이나 차지한다. 마쓰모토 세이초의 정수는 단편에 담겨있다고 말하는 의견도 상당한 지지를 얻는다.
단편 미스터리는 제한된 분량 안에서 긴장을 연출해야 한다. 따라서 이야기 밀도가 높고 읽은 후의 여운이 짙다. 이러한 특성을 잘 살리는 동시대 작가가 요네자와 호노부다. 일본 미스터리 랭킹 3관왕을 차지한 『야경』에서 특유의 경제적 글쓰기 실력을 발휘하며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또 하나의 걸작 단편집 『덧없는 양들의 축연』에서도 다섯 편의 수록작을 강렬하게 마무리하는데, 마지막 단편 「덧없는 양들의 만찬」에서는 '아미르스탄 양'이라는 요리를 언급한다. 이는 고전 추리에 각별한 애정을 지닌 작가가 스탠리 엘린에 보낸 존경으로 풀이된다.
스탠리 엘린의 첫 단편집 『Mystery Stories』(특별 요리)의 표제작에서 주인공은 초청을 받아 상사의 단골 식당을 찾는다. 그곳은 매일 그날의 메뉴가 정해져 있는 특이한 방식으로 운영된다. 가장 유명한 특별 요리(램 아미르스탄)는 운이 좋은 날에만 맛볼 수 있다. 이 '양고기'에는 비밀이 감춰져 있다. 진실이 직접 언급되진 않지만 충분히 유추할 수 있기에 더 큰 오싹함을 자아내는 이야기. 엘러리 퀸이 극찬을 보내며 뜨거운 성공을 거둔 이 작품 덕분에 스탠리 엘린은 단편 전문가로서는 드물게 전설의 추리 작가 대열에 합류한다.
『특별 요리』의 모든 수록작은 읽기 쉬우나 극적 충격성은 크다. 간결한 표현 속에서 큰 감흥을 자아내는 전략을 택한 결과다. 이를 위해 작가는 매번 퇴고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고 한다. 뒤틀린 인간 심리의 묘사 그리고 바람과 달리 파국에 이르곤 하는 삶의 역설을 절묘하게 결합했다. 비현실의 영역으로 나아가진 않지만 괴담을 떠올리게 하는 결말을 즐겨 사용했다. 특유의 '담백한 악몽'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다. 호러에 한발 걸친 미스터리로서 읽는 맛이 탁월한 열 편의 이야기는 단편 추리 문학 역사의 단단한 걸작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