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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금여기 Apr 24. 2020

슈테판 성당의 눈물



비엔나(빈)는 그 어떤 도시보다

차가 아닌 발로 느껴야 하는 도시였다.

비엔나 세 번째 여행은 도보 여행이었는데

그때야 비로소 나는 비엔나라는 도시의

우아함과 그 품격과 매력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은은한 커피 향이 도시 온 전체에 배어 있고

작은 골목 어디를 걸어도 모차르트의 음악이

도시를 감싸고 흐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음악이라면

빈 국립 오페라 하우스가 유명하지만

슈테판 성당의 미사 성가대의 노랫소리는

그 어떤 유명한 합창단의 소리 못지않게

아름답다고 했다.

주일 미사 시간을 확인하고 갔는데도

시간을 잘 못 알고 미사 중간에 도착했다.

성당 안에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서서 미사 참례 중이었고 곧 영성체가 이어졌다.

그리고 영성체 후 묵상 시간에는

한 성가대원의 독창이 울려 퍼졌다.

그 노랫소리를 듣는 순간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내 안으로 들어왔고

걷잡을 수 없는 눈물이 쏟아졌다.

옆을 돌아봤더니

함께한 동생 역시 울고 있었다.

그건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했던

내 안의 슬픔일 수도 있고

단순히 아름다운 소리에의 감동일 수도 있겠고

미사의 은총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었건

진심을 담아

마음을 다해 노래하던

진심의 소리가 전해진 것임은 틀림없을 것이다.

오늘 문득 그 장면이 떠오르며

진심을 전하던 그 마음이

유독 간절하다.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방법으로

진심을 표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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