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의 성공 뒤에 숨겨진, 이유 있는 성장의 기록
서비스, 그 너머의 기술이란 무엇일까?
네이버의 서비스는 우리 일상에 무척 익숙합니다. 우리는 매일 네이버를 통해 정보를 찾고, 세상과 연결됩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서비스를 단단하게 받치고 있는 기술에 대해 우리 모두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그동안 네이버의 역사는 주로 '서비스의 성장'으로 이야기되어 왔습니다. 그 화려한 성공 뒤에서 묵묵히, 그리고 치열하게 기술의 체력을 키워온 과정은 외부에 제대로 알려진 적이 거의 없었죠.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저희 클라우드 브랜딩은 이 숨겨진 네이버 기술의 성장 서사를 세상에 꺼내 보이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우리 기술이 이만큼 발전했다'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그 발전이 향해야 했던 분명한 이유와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통해 그 길고 단단했던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바쁜 시간을 내어 이 글을 읽어주시는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써 내려가겠습니다.
저희가 기술의 역사를 기록하며 발견한 것은, 네이버의 기술 발전이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규모'의 성장을 넘어, 어떤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체질'을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PC/포털 시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해 서비스 성장을 예측하며 핵심 인프라를 내재화했습니다. 당시 대규모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기에, 서버, 네트워크 등 IT 인프라 전반의 구축과 운영을 표준화하고 자동화하며 기술 내재화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이는 폭발적인 PC 기반 웹서비스 성장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과정이었습니다.
모바일/글로벌 시대, 자체 데이터센터 '각 춘천'을 세우고 글로벌 연결망을 직접 구축하며 안정성과 확장성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까지 확보했습니다. 해외 IDC(Internet Data Center)구축과 네트워크 최적화를 통해 글로벌 모바일 환경 확장을 위한 기반을 다졌고, 자체 서버와 네이버 전용 CDN(Content Delivery Network) 개발을 통해 엔드-투-엔드 기술 내재화를 본격화했습니다.
그리고 AI/테크플랫폼 시대, 하이퍼스케일 인프라를 기반으로 초거대 AI 모델과 특화 애플리케이션까지 자체 기술로 구현하며 기술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했습니다.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뉴로클라우드'를 출시하고, 국내 최초의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이후 하이퍼클로바X로 발전)'를 공개하며 AI 시대의 핵심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이처럼 네이버는 외부 기술에 의존하는 쉬운 길 대신, 어렵지만 단단한 길을 택하며 미래의 '데이터 주권'을 위한 체질을 강화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손으로 데이터를 지키고, 우리 기술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이것이 바로 네이버가 걸어온 '이유 있는 기술 발전'의 핵심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단단하게 쌓아 올린 기술의 역사를 세상에 알리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보이지 않는 기술의 가치를 어떻게 하면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이것이 클라우드 브랜딩이 마주한 과제였습니다.
저희는 먼저 약 25년의 기술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히스토리 월'을 제작했습니다. 기존의 자료들은 각 기술에 대해 파편적으로 설명하거나 서비스 성과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술의 발전 '이유'와 각 시대의 '연결고리'를 담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맥락으로 흐르는 이야기를 직접 썼습니다.
왜 우리가 직접 데이터센터를 지어야 했는지, 그 경험이 어떻게 AI 기술의 토대가 되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정보와 그래픽을 통해 시대별 기술의 변곡점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여, 그저 과거의 나열이 아닌 미래를 향한 흐름으로 보이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또한, 기술의 각 분야를 상세히 설명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의 건축 철학부터 클라우드 플랫폼의 유연성, AI 모델의 발전 과정, 디지털 트윈과 소버린 AI의 비전, 그리고 실제 고객 적용 사례까지. 각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어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이렇게 정리된 기술 스토리를 내부 구성원들에게 먼저 알리기 위해, 네이버 사옥 2층 공용 공간에 기술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임직원과 방문객들이 오가며 자연스럽게 네이버의 기술력을 느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OWN YOUR TECH, OWN YOUR FUTURE'라는 슬로건 아래, 데이터센터부터 클라우드 플랫폼, AI 모델에 이르는 기술의 각 단계를 디스플레이와 조형물로 구현했습니다. 이 오프라인 전시를 시작으로, 앞으로 온라인에도 저희의 기술 이야기를 더 많은 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이렇게 축적된 기술 체력은 AI 시대에 이르러 비로소 그 진가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과 자체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우리는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센터부터 클라우드 플랫폼, AI 모델, 그리고 응용 서비스까지. 이제 네이버클라우드는 AI 시대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자체적으로 확보한 'AI 풀스택(Full-stack)' 역량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네이버는 더 큰 도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바로 각국의 데이터 주권을 지키며 그 나라의 문화와 환경에 최적화된 AI를 실현하는 '소버린 AI'입니다.
현재 네이버클라우드는 '국가대표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정예팀으로 참여하며,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단순히 뛰어난 AI 모델 하나를 만드는 것을 넘어, 우리 모두가 일상과 산업 현장에서 AI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파운데이션 모델, 에이전트,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꿈꿉니다.
지난 25년간의 기술 축적은 단순히 과거의 유산이 아닙니다. 그것은 '소버린 AI'라는 미래를 열기 위해 차곡차곡 쌓아 올린, 가장 단단한 주춧돌입니다. 서비스 뒤에 숨겨져 있는 네이버의 기술 여정, 그 이유 있는 성장은 앞으로도 우리 모두의 내일을 위한 가능성을 열어주기 위해 계속해서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기술 기업의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기술이 가진 본연의 매력과 가치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이를 통해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끊임없이 현재를 고민하고 기술의 발전에 맞춰 브랜드의 이야기를 현행화하며, 기술의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본문에 소개된 네이버클라우드 기술 전시는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옥 1층과 2층에서 직접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해당 공간은 외부인 출입이 자유롭게 가능하오니, 방문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불정로 6 그린팩토리 1F, 2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