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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레 Oct 25. 2020

6. 애니메트로닉스(Animatronics) 이야기#3

3) 애니메트로닉스 스튜디오

웨타 워크숍 (Weta Workshop)

우리나라의 ‘기생충 (봉준호, 2019)’에 비견되는 뉴질랜드의 자부심 ‘반지의 제왕 3부작 (피터 잭슨, 2001, 2002, 2003)’ 제작에 참여한 특수효과 회사이다. 리처드 테일러 (Richard Taylor)와 타니아 로저 (Tania Rodger)가 1987년에 설립하였다. 뉴질랜드 웰링턴 (Wellington)에 위치한다. 영화, TV 시리즈의 특수 효과에 활용되는 중세 시대의 갑옷, 도검류, 전투 장비 등의 소품과 미래 무기, 특수 슈트, 우주선, 로봇, 애니메트로닉스 장치 등을 제작한다.


미국의 특수효과 회사가 주류인 할리우드를 대상으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정학적인 조건을 이용하여 중국 영화계와 협업도 한다. 제작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판타지물, 괴수 영화에 콘셉트 디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2016)의 ‘파라데몬 (Parademon)’, 모털 엔진 (Mortal Engines, 2018)의 거대 도시 ‘런던 (London)’,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Godzilla: King of the Monsters, 2019)에서 연출된 괴수들 간의 전투 장면을 위한 도안 작업에 참여하였다. 스튜디오를 직접 둘러볼 수 있는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피규어 제작, 캐릭터 상품 판매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https://youtu.be/JxZ-obsugPM


반지의 제왕 3부작 이후 나니아 연대기,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아바타의 작업에 참여하며 특수효과 회사 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였다. 피터 잭슨과 다시 만나 킹콩, 호빗 3부작에 참여하였으며 맨 오브 스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 토르: 라그나로크 등의 슈퍼 히어로 영화의 제작에도 일조하였다. 디스트릭트 9, 채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등을 통해 영연방 출신 감독과의 협업도 이루어졌으며, 한국영화 괴물, 남극일기에도 투입되었다.


애니메트로닉스 대표작은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 (Ghost in the Shell, 2017)과 크람푸스 (Krampus, 2015)이다. 공각기동대에서 로봇 게이샤가 테러리스트에 의해 조종당할 때 입에서 덩굴손이 튀어나와 박사의 뇌를 해킹하는 장면, 주인공과 맞닥뜨렸을 때 목도리도마뱀처럼 안면이 열리는 장면에 애니메트로닉스 장치가 사용되었다.

https://youtu.be/b4jxefqJ9ic

크람푸스의 특수 효과는 웨타 워크숍의 하드웨어 적인 방식과 자매사 웨타 디지털 (Weta Digital)의 소프트웨어 적인 방식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장난감 로봇이 아빠의 등 뒤에 붙어 가위로 공격하는 장면은 실제적인 애니메트로닉스 기술로 구현하였다. ‘아기 천사 (The Cherub)’의 날갯짓과 눈 움직임은 서보 모터를 적용한 것이다. 크람푸스가 흉측한 혀를 내미는 장면, 큰 스케일의 액션 장면에는 CGI가 사용되었다.

https://youtu.be/wJxsV5m3T70


나에게 웨타 워크숍은 특별하다. 애니메트로닉스 스튜디오를 대상으로 구직 활동을 하는 것은 거대한 벽을 향해 공을 던지는 것과 같았다. 공을 힘껏 던져도 되돌아오지 않았다. 제대로 던진 것인지, 벽에 도달하였는지 알 수 없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에 소재한 특수 효과 회사, 애니메트로닉스 스튜디오를 모조리 찾아 구직 이메일을 보냈었다. 이력서가 첨부된 이메일이나 채용 문의에 대해 답장을 보내온 곳은 없었다. 계속된 팔매질에 팔은 아파오고 막막하기만 하였다. 답신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지던 어느 날 뉴질랜드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웨타 워크숍의 직원으로부터 였다. 인턴십 프로그램은 운영하지 않으며 수습 직원으로의 채용도 어렵다는 내용이었다. 뉴질랜드의 까다로운 이민법이 문제라고 했다. 그래도 고마웠다. 한국의 일면식도 없는 이에게 답장해 준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반향이 없는 것보다는 나았다. 

그분에 대한 고마움은 아직 가슴속에 남아 있다. 어느 날 그분의 근황이 궁금하여 구글에서 검색한 적이 있다. 페이스북 계정을 찾았고, 직접 운영하시는 홈페이지 주소도 알게 되었다. 웨타 워크숍은 그만두었고 현재 화가로 활동하고 계셨다. 언젠가 뉴질랜드에 가게 되면 찾아 뵐 계획이다. 내가 던진 공을 다시 던져 주어 고마웠다고 얘기할 참이다. 공을 튕겨준 사람은 당신이 유일했다고 얘기할 것이다. 나 자신 외에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았던 어둠 속에서 내 이야기를 들어준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할 것이다. 나도 그분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어느 누군가 꿈을 좇는 과정에서 헤맬 때 얘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내 경험이 도움된다면 아낌없이 공유할 참이다. 꿈을 포기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둘러 쌓이게 될 때 당신의 편에 서 있을 것이다. 당신의 꿈을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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