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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작가 Nov 04. 2020

어머니 만나러 가는 길

어머니 만나러 가는 길





나는 생각해본다.


과거 어머니와 함께 거닐었던 동네길, 음식, 여행....


예전 초등학교 때 어머니는 항상 나에 대해 신경을 썼다. 까탈스러운 나의 성격을 어머니는 항상 잘 맞춰주었다.


당시 나의 성격은 지금의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다.




어느 날,

하얀색 옷을 입고 학교를 가다가 옷에 이물질이 약간 묻었었다. 나만 알 수 있을 정도의 약간의 흔적, 자국이었다. 하지만, 거의 도착해가던 등굣길에서 나는 다시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기 위해 돌아갔다. 그리고 어머니는 흔쾌히 웃으면서 옷을 갈아입혀줬다.


어머니는 왜 항상 나의 이런 모습도 잘 받아주셨을까?


또 다른 어느 날이다.

항상 내가 집에 가면 어머니가 있어야 했다.

만약 없으면 나는 엄청 화를 냈다. 표정을 무섭게 하고 엘리베이터를 쳐다봤다.

어머니가 올 때까지 나는 화가 났음을 알리기 위해 그 상태를 지속했다.

어머니는 말했다.

"아이고 엄청 화가 났구나. 엄마가 미안해 갑자기 일이 생겨서 금방 갔다 온다고 하는 게..."


나는 왜 항상 집에 어머니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어머니는 나의 이런 모습조차도 잘 받아주셨을까?


나의 막무가내 성격을 어머니는 항상 잘 받아줬다.




그때의 어머니는 어디 있을까?


세월이 흘러감에도 변하지 않는 게 있던가?


우정도, 사랑도 변하지 않는 것이라 사람들은 이야기 하지만 매 순간 변하는 게 사람 마음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나는 오늘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


정말 오랜만에 어머니를 보러 간다.


바쁘다는 핑계라도 대고 싶지만, 이제 핑곗거리조차 나에게는 사치이자 죄다.


그 발걸음은 예전 같지 않다.


내가 나이가 든 탓일까? 아니면 나의 마음이 달라졌기 때문일까?


나는 조금의 망설임 없이 그리고 기쁨과 슬픔이라는 감정 없이 그냥 걸을 뿐이다.


공항에 도착해서 보니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오로지 혼자인 느낌이 든다.




어머니를 보고 싶다.


그 예전의 그때의...어머니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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