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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용작가 Nov 22. 2021

말기암 환자인 어머니가 아버지 걱정을 왜 하나?

어머니는 아버지가 걱정되나 보다


서울 올라가기 전에,

암 말기인 어머니는 자신보다

혼자 있을 아버지가 걱정되나 보다


반찬은 있나?

이발은 못해주는데 어떻게 하나?

혼자 외롭지 않겠나?


온통 자신보다 아버지를 걱정한다.


이런 모습에 화가 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 자체가 우리 어머니이기도 하다.


항상 자신보다

다른 사람을 생각했으니 말이다.


오늘도 여전히 팔다리가 마비된 채 침대에 누워있기만 한 어머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생각한다.


혼자 남아있을 그 안타까움과 걱정이 나에게도 전달이 된다.


나는 생각한다.


 번씩 어머니를 대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화가 나지만 어머니 아버지


한편으로,

정말 부부 같다는 생각도 말이다.


결혼식 때 흔히 형식적으로 상투적으로 이야기하는 서로를 위하고…


이런 이야기를 나름 잘 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처음으로 아버지가 이렇게 오래 떨어져 있을 것이다.


아버지는 얼마전 부산으로 내려가는 길에 문자를 했다고 한다.

.

.

.

오늘 재활병원에 당신을 두고 나오는데 너무 슬퍼서

많이 울었다.


이제 몸이 낫고 있으니 울지도 걱정하지도 말자

이렇게 가족들이 간호하고 신경 쓰고 있으니,

당신이 꼭 완치하여  보답해야 되지 않겠나..

.

.

.

예전처럼 어머니는 문자도 제대로 볼 수 없는데 보낸 이유는 모른다.


아마 답답함이 아니였을까?

자기 자신을 위로하려고 보낸건 아닐까?


어쨌든 두 분의 시간은 흐른다.


잘 맞물려가던 톱니바퀴가 지금은 어긋나고 함께 하지 못한다.


그 끝이 좋든 안 좋든 결국에는 그 나름대로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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