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찡그리고
인상 쓰고 있던 하늘이
비를 내린다
보이지도 않는
가는 비도 비인지
머리와 옷을 적신다
겨울을 잊은 거리에
새파란
동백나무 이파리는
봄을 맞은 듯
윤기가 흐르고
이름 모를 꽃들이
만발하는 12월
눈도 추위도 없는
가을과 봄을
함께 맞는 겨울에
바다는
파도와 함께 춤을 추고
사람들은
계절을 잊은 듯 살아간다
비와 바람과
구름이 번갈아 오고 가며
해를 숨기는 날
구름 너머에
어딘가에서
기다리는 그리운 마음
기대와 실망
기쁨과 슬픔
얻고 잃기를 반복하며
다시 살아나가야 하는 삶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지 모르지만
살아있기에
삶은 아름다운 것
잃어버린 것은
기억 속에 끌어안고
찾아오는 또 다른
희망으로 오늘을 살고
내일을 맞는다
내 것이 아닌 것은
가질 수 없는 것
보내고 싶지 않아도
떠나버린 것은
다시 오지 않는 것
새로운 만남을 위한
잔치를 열고
함께 하는
모든 인연에
감사의 박수를 치자
어제의 어둠은
오늘의
새로운 태양을 가져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