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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바람... 환영하는 겨울

by Chong Sook Lee


집으로 돌아온 날
눈보라가
어서 오라고
환영을 하며 반겨준다
펑펑 쏟아지는
함박눈을 맞으며
하늘을 본다

가로등에 비친
눈송이들이
불나비처럼 춤을 추고
바람은
바람대로 씰룩거리며
사람들의 옷깃을
여미게 한다

오는 사람
가는 사람
만나고 헤어지면
악수를 하고 포옹을 하며
잘 가라
잘 있어라 목청 높여
인사를 한다

만나기 위해 뛰어가고
누군가를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무언가를 기다리며
바쁘게 돌아가는 공항

설렘에
들뜬 사람들의 아우성
늦지 않게
탑승하라는
방송이 울려 퍼지는
공항은
어둠이 내려앉아도
쉬지 않는다

카페와 선물가게는
시도 때도 없이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무거운 짐을 끌며
약속한 곳으로
급하게 가는 사람들

여행이 좋아
달려간 곳도
사람 사는 곳
살기 위해
뛰고 달리며
살아가는 곳이다

눈이 오고
추운 겨울
빙판 위를 가지만
기다려주는
집이 있어 행복한 밤
함박눈이
차 유리창을 가로지르며
날아가고
세상은
아무런 일 없는 듯이
쉬지 않고 돌아간다


(사진:이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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