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워니니 Jun 17. 2024

90년대생 홈스쿨러 8. 입시학원은 다녔나요?

네 다녔습니다. 그것도 다양하게요. 

필자의 홈스쿨링 라이프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단순 호기심

실제 내 아이를 홈스쿨링 시키고 싶어서


후자인 경우 많이 물어보는 것이 학원을 혹은 사교육을 했는 지 안했는지, 했다면 어디까지 사교육으로 커버했는 지 등 실질적인 궁금증이 많다. 


그럴 때 단언하는 부분이 있다.

검정고시는 학원을 안다녀도 될 것 같구요. 입시는 다니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검정고시에 대해서는 다시 다루겠지만 교과 과목을 학교 다니며 배우는 전과목을 응시하지도 않고,

심화까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검정고시는 얼마든지 독학이나 EBS 등 인터넷 강의를 통해 가능하다. 

(아예 앉아있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는 친구라면 그것은 논외)


자 그렇다면 언제부터 학원을 다녔는가. 

(여기서의 학원은 지극히 학업적 학원을 의미하고 그 외의 예체능은 별도로 다룰 예정이다)


검정고시까지는 독학으로 했지만, 본격적인 고등 수학부터는 여러 모로 고민이 많이 되었다.

처음에 시도는 해보았다. 0번째, EBS 독학.

음 도저히 못 알아 듣겠군


다음으로 시도한 것은 주요과목에 대한 사교육이다. 

1단계, 수학 과외 

문과인지, 이과인지 실제 어떤 전형으로 대학을 갈지 대학 전형이 어떻게 바뀔 지 여전히 오리무중인 것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한가지인 것 같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주요과목에 대한 중요성인 것 같다.


그 중 혼자 독학이 가장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던 게 수학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자신이 없는 과목이기도 했고, 언어는 꾸준히 해오던 독서나 영어 수업 등으로 대체가 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홈스쿨러들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될 수 있다. 수학을 공부하긴 해야겠는데,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대부분의 학원들이 학교의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내신부터 모의고사에 이르기까지 학제에 맞춰져 수업이 진행된다. 그래서 선택했던 것이 과외였다. 기초부터 튼튼히.


여기서부터는 당사자였던 나는 잘 모르는 '엄마의 정보력' 부분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좋은 선생님을 만났다. 


홈스쿨링을 하는 나에 대한 편견도 없었고, 수학뿐 아니라 전반적인 공부법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신 S대 출신 선생님. 덕분에 수학의 기초를 잘 잡을 수 있었고 실제 수능에서 수학은 만점이었다. 


1단계까지는 사실 입시를 생각한다면 워밍업 수준이었다. 본격적으로 수능을 보겠다고 결심한 해부터는 달라져야 했다. 


2단계, 주요 과목 학원 (단과 학원) 

역시나 학제에 맞춰진 종합학원이기에 주요 과목만 단과 학원을 다녔다 (국,영,수)


생각해보면 홈스쿨링을 하는 그 모든 과정 속에서도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은데, 영어와 수학 단과 학원이 재수학원을 운영하고 있어, 단과반만 다니고 있는 나를 매 모의고사를 그 학원에서 볼 수 있게 원장 선생님이 배려해주었다. 


자, 2단계까지 하고 대학을 입학했다면 그 역시 좋았겠지만, 긴장을 많이하는 성격의 필자는 모의고사 성적과 수능 성적이 극명히 갈렸다.        


자 그리하야 3단계, 재수 종합학원

나이는 어렸지만 수능을 두 번째 보는 것은 사실이기에 컨디션 관리, 시험에 대해 익숙해지는 것 등등을 위해 이제는 종합반을 가기로 결심했었다. 


첫 해는 사실 진도 따라가기 급급했고, 모의고사 자체에도 익숙하지 않아서 더 많은 모의고사의 기회가 있는 종합반을 선택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재수학원 수강생의 대부분은 성인이라는 점.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때 당시 만났던 언니들과 아직도 연락하고 만날 정도로 잘 지내고 있지만, 

어떤 학원이고 어떤 반인지에 따라, 학교를 떠나면서 잠시 멀어졌던 사회생활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역시 중요한 포인트이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0단계부터 3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 끝에 대학을 갔다. 


필자의 경험이 이렇고,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 뿐이지 아마 홈스쿨링을 하는 각자의 개성과 성격에 따라 맞는 공부법은 지극히 다를 것이다.

그리고 꼭 대학 입시를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고. 


다만, 필자는 그 모든 과정들 속에서 새로운 종류의 사회생활과 관계를 맺어나가는 경험들이 다양하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나에게 맞는 방법인 것 같다면, 여건이 허락한다면, 필자의 이 길고긴 시행착오가 조금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90년대생 홈스쿨러 7. 공부는 어떻게 했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