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생이라 주장하지만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만..
홈스쿨링을 했다/한다고 하면 한국 사회에서 아무래도 아웃라이어로 보기 마련이다.
하지만 홈스쿨링을 했다고 해서 한국 사회에서 살기를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이나 '삶의 방향성'에 맞는 진로 설정은 학교를 다니나 안 다니나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언론인을 꿈꾸었던 터라 대학 진학은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고졸의 언론인은 거의 없었기에.
사실 어떤 사람들은 그냥 대학을 빨리 가기 위해 홈스쿨링을 한 것이 아니냐고 묻기도 한다.
결과적으로는 맞을 수도 있다.
검정고시는 사실 다음 학제의 입학 자격을 주는 시험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지는 않다.
다만 대한민국의 입시의 최고봉 '수능'은 전혀 다른 세계였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필자는 수능을 2번 봤다. 원론적으로는 '재수'를 했다. 물론 아무도 그걸 재수로 표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수능, 어려웠다.
학교를 다니면서 했어도 내신관리에 수능 준비에 수시 준비에 더 어려웠겠지만 짜여진대로 시간표를 따라가며 공부하는게 아니라 오롯이 나의 의지로 수능을 준비한다는건 무척 다른 문제였다.
공부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생활습관과 책임의식에 대한 어려움이 더 크게 와닿았다.
장점과 단점을 다뤄보고자 한다.
[장점]
시간의 관리가 자유롭기 때문에 수능 시간표와 동일하게 공부 시간표를 짜는 것이 가능하다. 내 몸의 생활 습관을 수능 시간표에 지극히 맞추는 것.
학교를 다녔다면 아마 쉽지 않을 지도 모른다.
내신 준비 외에 수능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수험생이 된다 해도 내신을 위한 중간고사 기말고사, 수시, 논술 등등 신경써야 할 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물론 전형에 따라 검정고시 졸업자도 수시를 볼수 있는 길이 많이 열리기도 했지만 수능 자체에 집중하는게 그 당시엔 가능했고 그게 확률을 더 높이는 길이었다.
[단점]
시간 관리가 자유롭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굉장한 리스크 팩터이기도 하다. 그마만큼 책임감을 느껴야 하기 때문에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라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시기였다.
내신이나 모의고사로 다져졌다면 수능 준비의 시작과 마음의 부담이 덜했을까?
검정고시 이후 바로 본 시험이 수능을 위한 고3 3월 모의고사다 보니 시험 난이도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다.
그래서 ‘멘탈 관리’가 여느 수험생들도 중요하겠지만 홈스쿨러에겐 특히나 마음의 장벽을 이겨내는 일이 매우 필요하다.
실제 수능 준비를 위해 했던 팁이나 생활 관리는 다음 편에서 다뤄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