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도 가장 꼰대 조직일 지도 모르는 곳에
홈스쿨링을 했기에 대학을 빨리 입학했고, 남들보다 조금은 빠른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나름의 이상주의자였던 나는 뜻한 바 있어 졸업도 전에 취업을 선택했고, 한 미디어 회사에 취직했다.
어린 시절부터 많은 꿈을 꾸었고,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나의 이상이었기에 어쩌면 착각이었을 지도 모르는 미디어 회사, 즉 언론에 취직을 했다.
많은 이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아젠다를 심는 것이 주 역할이자 사명감이라고 생각해왔던 '언론사'라는 조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7시 30분 출근
10여년 전이기에 해당되었던 일일 지도 모르지만 나의 첫 회사생활은 7시 30분 출근으로 시작되었다.
조간 신문은 사실 전날 저녁에 가판이 나오고, 새벽 3-4시면 인쇄가 끝난다. 그리고 6시 즈음이면 회사에 도착해있다.
첫 회사 생활 중의 나는
사실 아무 개념이 없었던 것 같다
아침 7시 30분 출근.
힘들었다.
7시 30분에 일어나기도 힘들어하는 야행성인 내가,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방송 헤메까지 한 상태로 그 시간에 출근하기란 정말 녹록치 않았고 몸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그 시기의 꿈많던 청년은 그를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불만이 끊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나의 출근은 왜이리 빠른가' '회식은 왜이리 많은가' '술은 왜이리 많이 마시나' '왜주말에 출근해야 하나' '내 월급은 왜 이렇게 짠가' 등등등...
취업의 기쁨은 잠시뿐, 끝없는 불평불만과 불합리함에 대한 고민, 내가 생각했던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매일매일 고뇌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스스로 개념이 없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당시에 아빠가 이런 말을 했다.
원래 그래. 세상이 그래. 네가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
당시 나는 딸에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며, 조금 더 희망을 주거나 조언을 해줄수는 없는 거냐며 매우 화를 냈다.
10여년의 사회생활을 한 지금의 나는?
아마 비슷하게 이야기할 것 같다. 물론, 표현은 조금 더 예쁘게.
MZ세대가 온다. 이미 MZ는 지났다 알파세대가 온다.
어쩌면 내가 남기는 이 글 조차 이미 꼰대가 되어버린 내가 남기는 나의 기록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이상주의'를 완벽히 버리지 못한 '현실주의자' 언니&누나가 들려주는 소소한 꼰대 발언 정도로 가볍게 이 글을 접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