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나에게는, 배추 1박스의 가격이 김치를 담글지 말지 마음을 정한다. 보통은 50불 이상을 구매해야 배추 1박스를 25불이니 29.99불에 팔았었는데, 요즘은 금액제한도 없이 19.99불에 한 박스를 판다. 이제 김치찌개나 김치전을 해먹을 김치도 없는데, 슬슬 담아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때가 온 것이다.
처음에 미국에서 김치를 만들어 먹을 때는 그 맛보다는 내가 참 대견하고 훌륭하다고 생각되었다. 한국에서도 안 해본 김치 만들기를 미국에서 살면서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타향살이를 하다 보니 이런 것도 해보네..... 자동 애국자가 된다는 느낌이랄까...
3년 전에는 한 박스를 담는 것이 무척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과학자 몇 명이 우리 집에 모여서 같이 만들고, n으로 나눠서 각자 집으로 갖고 갔었다. 양념을 버무릴 큰 대야 같은 것도 없어서 이케아에서 산 네모박스 플라스틱에 배추를 절이고, 양념도 하고...... 재미나게 했던 기억이 있다.
이제는 배추 1박스는 나 혼자서도 거뜬히 한다. 지난여름 이삿짐을 정리하던 지인이 큰 대야와 채반을 선물로 공수해 줘서 아주 잘 활용했다. 내일은 그 친구에게 김치를 좀 갖다 줄 생각이다. 그동안 배추를 먹기 좋은 사이즈로 잘라서 소금에 절이고 씻었는데, 옆집 한국할머님들이 그렇게 하면 불편하다고 그냥 배추를 4 등분해서 일단 절이고 나서 씻어라....라고 팁을 주셨다. 그렇게 해보니 정말 쉽고 버리는 분량도 적어서 아주 좋았다. 양념을 한 번에 다 못 버무리니, 반씩 나눠서 했는데, 처음에는 양념이 너무 많이 들어갔고, 두 번째는 양념이 너무 부족해서 결국 둘 다 섞어서 마무리 작업을 했다.
배추 1박스 19.99
쪽파 같은 파 0.99 타켓에서 4개정도 구매
다진마늘은 항상 있음. 생강도 튜브형으로 항상있음.
하선정 멸치액젓, 새우젓, 꿀도 넣고, 사과도 갈아 넣고...........성공
만드는 순서.
1.배추한박스를 현관앞까지 남편이 들어준다.
현관앞에서 무참히 잘린 배추들
그 자리에서 그냥. 1포기당 4등분하여. 플라스틱박스에 담아둔다. 1층. 2층 으로 쭉. 깔아준다.
2. 볼에 소금을 잔뜩 담고 소금물로 만들어서 붓는다. 물이 부족하다 싶으면 조금 더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위 아래, 위 아래 자리를 바꿔준다.
3. 소금물에 절인것을 한번에 들기는 힘드니까. 반씩 싱크로 옮긴다.
큰 대야에 물을 받으면서 절인 배추를 담는다. 잘 씻어준다. 우리엄마는 세번정도 하라는데 난 그냥 한번만 한다. 힘들어서.....................
4. 이들이 물이 빠지도록 채반에 3-4시간 둔다. 그 사이에 양념을 만든다.
5. 만들어둔 양념에 배추를 먹기좋은 사이즈로 잘라서 투척한다. 이것도 한번에 다 하기 힘드니까 반반씩 해준다. 이사람 저사람 불러서 간을 보라고 한다. 맛나면 바로 통으로 직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