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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이상 살아온 이전 동네의 흔한 저녁 풍경

지금도 가끔씩 들르곤 하지

by 친절한효자손




이사 가기 전엔 이 동네에서만 30년 넘게 살았다. 정확히 초등학교 3학년 때 이사를 왔다. 초1을 만 나이로 계산하면 6살이니까, 결국 8살 때 이 동네로 이사를 온 거다. 어이쿠... 30년도 훌쩍 넘어버린 시간 동안 이 한 곳에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내 삶의 대부분이 이 동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다. 물론 이 동네도 많이 바뀌었다. 아파트도 많이 생기고, 하천 주변 환경 사업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자연도 꽤 좋아졌다. 이 동네에 처음 이사를 올 때도 새로 지은 빌라였는데 지금은 30년이 넘은 집이라서 겨울엔 춥고 여름엔 엄청 덥다. 열 손실이 아주 심한 집이 된 거다. 다행인 건 이제 이 빌라도 모두 허물고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것! 이미 사업설명회도 진행됐고 운영회도 결성됐는데 일은 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추진 속도가 그렇게 빠르진 않다. 그래도 여기에 아파트가 새로 들어서면 위치상 정말 좋은 곳이 될 거다. 대중교통 이용하기에도 좋고, 주변 인프라도 나쁘지 않다. 배달앱을 켜보면 남부럽지 않은 가게들이 주르륵 뜬다. 무엇보다 밤에는 하천에 수달이 돌아다니는 걸 볼 정도로 이 동네는 엄청 친환경적으로 바뀌었다. 그만큼 내 추억도 이 동네에 정말 많이 담겨 있다. 지금은 이사 온 지 거의 1년이 다 돼가는데, 아직 물건을 전부 옮긴 게 아니라서 가끔 들르곤 한다. 여전히 정이 가는 동네다. 이 그림은 슈퍼에 들르면서 찍었던 건데 이제 막 저녁이 되어가기 직전의 저녁 하늘이 모델이다. 가로등도 방금 켜진 데다 아직은 그리 어둡지 않기에 제법 밝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구름들이 너무 이뻤다. 진짜 딱 저랬다. 도시의 동네답게 전신주와 전선들이 제법 놓여 있는 전형적인 한국 동네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그리면서 참 재밌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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