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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단가 높은 애드센스만 남기고 나머지를 차단한다고?

제발 광고에 목숨 걸지 맙시다...

by 친절한효자손

클릭단가 높은 애드센스만 남기고 나머지를 차단한다고?

최근에 한 가지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로 클릭단가(CPC)가 높은 광고만 블로그에 노출시키고, 단가가 낮은 광고는 모조리 차단해서 수익을 올리자는 조언이었습니다. 순간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이건 마치 이런 상황과 같습니다.


식당을 운영하는데, 판매 마진이 높은 몇 가지 메뉴만 남기고, 손님이 좋아할 수 있는 다른 음식들은 전부 메뉴판에서 빼버리는 겁니다. 겉보기에는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익이 안 나는 메뉴는 왜 팔아?”라고 말이죠. 하지만 손님 입장에서 생각해 보십시오. 메뉴 선택권이 줄어든 식당에 과연 오래 다닐까요? 아마 100명 중 99명은 “아니요”라고 답할 겁니다. 손님은 다양한 메뉴 중에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을 고를 자유가 있어야 합니다. 단가가 낮더라도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는 메뉴가 식당을 지탱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이 비유에서 식당은 티스토리 블로그, 손님은 방문자, 메뉴판은 애드센스 광고에 해당합니다. 답은 너무도 명확합니다.


구글 애드센스 알고리즘을 무시하지 마라

구글은 단순한 IT 기업이 아닙니다. 알파고를 만들어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세계에 증명한 회사입니다. 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AI 분야에서 구글이 보유한 기술력은 이미 정점을 찍었습니다. 그런 구글이 만든 애드센스 알고리즘을 우리가 함부로 간섭한다는 게 과연 옳은 걸까요?


애드센스는 단순히 광고를 ‘랜덤’으로 뿌리지 않습니다. 사용자의 검색 기록, 관심사, 브라우징 패턴, 위치, 기기 환경까지 고려해 개인화된 맞춤 광고를 제공합니다. 즉, 방문자가 관심 있어할 확률이 높은 광고를 자동으로 골라서 보여주는 것이죠. 그런데 블로거가 눈앞의 이익만 보고 CPC가 낮은 광고를 무작정 차단한다면? 애드센스가 가진 정교한 타기팅 기능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셈입니다. 결국 방문자는 관심 없는 광고만 보게 되고 광고주는 성과가 안 나온다고 불평할 것이며 블로거 본인도 클릭률이 떨어져 손해를 보게 됩니다.


광고 클릭, 한 번도 힘든데 두 번은?

여기서 한 가지 현실적인 질문을 던져 봅시다.


“방문자가 블로그에서 광고를 몇 번이나 클릭할까?”


제 경험을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티스토리를 운영하면서 다른 블로그를 자주 방문합니다. 그 과정에서 광고를 ‘한 번’ 클릭한 적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두 번 이상’ 눌러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이건 저만의 일이 아닐 겁니다. 여러분도 한번 떠올려 보세요. 검색하다가 우연히 들어간 블로그에서 광고를 한 번 클릭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블로그에서 광고를 두 번, 세 번씩 클릭하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아마 손에 꼽을 정도일 겁니다.


즉, 광고 클릭 확률 자체가 낮은데 같은 블로그에서 반복 클릭할 가능성은 사실상 우주에서 살아날 확률과 비슷합니다. 따라서 블로거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광고를 억지로 고르거나 차단하는 게 아니라 방문자가 자연스럽게 머물며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겁니다.


20250914_140840_1757826520.jpg 출처 : 나노바나나 이미지 생성


메뉴를 빼면 손님도 줄어든다

블로그 운영도 식당 운영과 같습니다. 새로운 메뉴(콘텐츠)를 개발해도 모자랄 판국에, 이미 있는 메뉴(광고)를 일부러 빼버린다면 방문자는 선택권을 잃고 만족도가 떨어집니다. 이건 단순히 광고 차단의 문제가 아닙니다. “나는 블로그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이용하겠다”라는 선언과 다를 바 없습니다. 하지만 방문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광고 냄새가 진하게 나는 블로그에 들어오면, 그 즉시 ‘돈독 오른 블로거’라고 눈치챕니다. 그리고 다시는 방문하지 않습니다.


만약 블로거들이 너도나도 단가 높은 광고만 허용하고, 단가 낮은 광고를 전부 차단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특정 광고만 반복 노출되면서 광고 효율이 떨어집니다. 광고주는 “노출은 많은데 클릭은 없다”며 애드센스를 떠날 것이고, 블로거는 수익이 더 줄어들 것입니다. 이 악순환이 반복되면 결국 애드센스 생태계 전체가 무너집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배우는 교훈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떠올려 보세요. 광고를 많이 넣지 않고 오로지 콘텐츠 제작에만 집중하는 채널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댓글에는 종종 이런 말이 달립니다.


“광고 좀 넣어라, 우리가 꼭 봐줄 테니 돈도 벌어라!”

“광고 영상도 찍어라, 끝까지 시청하겠다!”


반대로 광고가 영상 도중 도배되거나, 광고성 콘텐츠만 쏟아내는 채널에는 어떤 댓글이 달릴까요?


“광고 때문에 보기 힘들다.”

“영상 내용보다 광고가 더 많네.”


블로그도 똑같습니다. 광고보다 콘텐츠를 우선시하는 블로거는 시간이 지날수록 충성 방문자를 모읍니다. 하지만 광고에만 집중하는 블로거는 단기적으로 돈을 벌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잃고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저도 그 길을 한 번 겪어 봤기에 더 확신합니다.


결국 답은 좋은 콘텐츠다

이 모든 이야기를 관통하는 결론은 단순합니다.


애드센스 수익을 높이고 싶다면 광고를 차단하지 말고, 콘텐츠에 집중하라.


눈앞의 몇 푼 이익보다 중요한 건 장기적인 성장입니다. 좋은 콘텐츠는 블로그를 넘어, 책으로 출판될 수도 있고, 관련 업계에서 협업 제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회는 광고가 아니라 콘텐츠가 끌어옵니다. 그리고 콘텐츠의 품질을 평가하는 사람은 구글도, 애드센스도 아닙니다. 바로 방문자입니다. 방문자가 “이 블로그는 볼 만하다”라고 느낄 때, 그들의 클릭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따라서 제발 부탁드립니다. 애드센스 광고 단가에 목숨 걸지 말고, 방문자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글을 써주세요. 그것이야말로 블로그를 오래오래 운영할 수 있는 진짜 비결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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