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안 해본 경험에 대해 쉽게 생각한다면 잘 못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과외를 진행하면서 정말 여러 번 받았던 질문 중 하나입니다.
"효자손님은 매일 블로그에 쓸 거리가 그렇게 많으신가요?"
저는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자신 있게 대답합니다. 아닙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사람입니다.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오늘은 티스토리에 무엇을 써야 할까부터 고민합니다. “아 오늘 심심한데 이거나 한 번 써봐야겠다” 같은 마음으로 쓰는 글은 단 한 편도 없습니다. 모든 글은 고민의 끝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강좌나 도움 될 만한 내용을 골라서 씁니다. 결국 쉬운 글은 세상에 없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가볍게 써 내려가는 것 같아도 그 뒤에는 꽤 많은 시간이 숨어 있습니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블랙 스완", "안티프래질"의 저자죠. 이 저자가 강조하는 내용이 하나 있습니다. 직접 해보지 않은 걸 머릿속으로 쉽게 판단한다면 대부분 틀린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블로그를 쉽게만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중도에 운영을 포기하는 사람이 90% 이상입니다. 글을 꾸준히 쓴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프리랜서 시절, 제 하루는 블로그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세수하고 바로 컴퓨터 전원을 켭니다. 그리고 습관처럼 관리자 화면으로 들어가서 댓글이 달렸는지 살펴봅니다. 댓글 질문에는 최대한 답변을 드립니다. 다만 이메일로 오는 프로그램 사용법이나 블로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질문들은 답변을 드리지 않습니다. 이건 예전부터 정해둔 기준입니다. 댓글을 모두 확인하고 나면 유입경로를 간단히 봅니다. 어떤 키워드로 들어오는지 훑어보는 정도지만 그래도 매일 다른 분들이 여러 경로로 방문해 주시는 걸 확인하면 힘이 납니다. 사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냥 습관이 됐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출퇴근 시간에 어떤 내용의 글을 쓸지 생각합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오늘은 어떤 글을 써볼까 어떻게 풀어볼까 이런 고민들을 계속합니다. 신기하게도 이런 시간에 아이디어가 잘 떠오릅니다. 그러면 바로 스마트폰에 메모해 둡니다.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적어둬야 잊지 않거든요. 저는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를 자주 활용합니다. 이렇게 저장한 아이디어는 늦어도 다음 달 안에 무조건 글로 완성합니다. 그건 제 스스로와의 약속입니다. 지금 이 글도 그렇게 해서 탄생했습니다.
예전에 비슷한 주제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좋은 글은 절대로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계속 생각하고 시도하고 실패하고 경험을 쌓다 보면 어느 순간 놓치고 있던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때가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글이 단단해집니다.
좋은 글이라는 기준은 어찌 보면 주관적입니다. 하지만 이 블로그의 주인은 저니까 제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좋은 글은 낚시글이 될 수 없습니다. 다른 곳에는 없는 결말과 해답을 반드시 담아야 하고 읽기 쉬워야 합니다. 이미지와 문장 비율도 적절해야 하고 오타도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독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나면 “아 이런 내용이었구나” 하고 머릿속에 명확하게 남아야 합니다.
같은 카테고리를 다루더라도 다른 블로그와 똑같으면 존재 이유가 없습니다. 경험이 빠져 있는 객관적인 정보글은 사실 읽어도 큰 감흥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경험을 최대한 담아서 차이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리고 서두는 특히 중요합니다. 국내 블로그 대부분이 “안녕하세요 닉네임입니다”로 시작합니다. 저는 이런 글의 대부분은 깊이가 없다고 느낍니다. 방문자들은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 문단에서 확실하게 내용과 분위기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글 한 편을 쓸 때도 많은 고민을 쏟습니다. 좋은 글은 결코 단기간에 나올 수 없습니다.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구체화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실천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겁을 냅니다. 노출이 안 될까 봐 걱정하고 스킨을 바꿨다가 누락되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카테고리를 바꾸면 방문자가 줄까 봐 망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감히 말씀드립니다. 겁이 많으면 절대 발전할 수 없습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고 풍문만 듣고 움츠러들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결과는 뻔합니다. 블로그는 그대 로고 방문자도 그대로입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실천해야 합니다. 저는 눈 뜨자마자 블로그 생각을 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해 두고 컴퓨터로 이어서 작업합니다. 잠들기 전에도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머릿속에서만 굴리는 게 아니라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효자손님은 블로그가 이미 커졌으니까 마음 편하게 실천하시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티스토리 시작했던 초창기 마음 그대로입니다. 당연히 저도 블로그 첫 시작은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기에 시행착오도 많았죠. 그리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글의 변화도 시도했습니다. 제 블로그라고 처음부터 대단한 스타트는 절대 아니었죠. 저 역시 여러분들의 블로그와 동일한 상태였습니다. 지금의 블로그 글은 노력의 결과인 것입니다.
생각했으면 바로 행동해야 합니다. 배가 고픈데 ‘밥 먹어야지’라고 생각만 한다고 배가 찹니까? 실제로 뭔가를 먹어야 해결됩니다. 블로그도 똑같습니다. 생각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블로그는 굶습니다. 오늘부터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블로그에 애착을 가지고 계속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다 괜찮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늦어도 하루 안에 실천해 보세요. 잘 안 되면 어때서요. 실패하면 어때요. 한 번 망한다는 마음으로 부딪쳐보는 게 훨씬 낫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