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코칭에서 고객은 정말 어렵게 말을 꺼냈다. 아픈 엄마에게 자신이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나는 두 마음 기법을 사용했다. 알리고 싶은 마음과 알리지 싶지 않은 마음, 그 두 마음이 서로 대화를 나누도록 안내했다.
그 대화 속에서 고객은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고객이 연락을 주저했던 것은 회피하거나 직면을 거부하는 마음 때문이 아니었다. 그저 낯설고 두려운 상황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숨기려는 마음 이면에도, 사실은 그만의 속도와 준비가 필요했던 거다.
또한 서로 충돌하는 두 마음은 결국 모두 자신의 마음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한 마음이 다른 한 마음의 의도를 이해해 줄 때, 그리고 그 존재를 수용해 줄 때, 비로소 자신이 진짜 원하는 변화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반대로 다른 마음의 의도를 알아주지 않으면 어제고 불쑥불쑥 튀어나와 원하는 변화를 가로막는 방해꾼이 된다는 것도 알았다.
두 마음이 서로 대화를 나누길 얼마가 지났을까. 고객은 결국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 속에는 오랫동안 홀로 감당해 온 슬픔과 두려움, 답답함이 배어 있었다.
코칭은 마음이 드러나고 안전하게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다. 오늘의 눈물은 그 공간 속에서 나온 진실한 흔적이었다.
돌아보니, 오늘 코치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드러나지 않았다. 그저 두 마음이 마주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고, 숨겨진 감정이 얼굴을 드러내도록 기다려 주는 것뿐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삶의 새로운 장면이 열릴 수 있다는 걸, 오늘 다시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