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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 Much Tech Will Kill You

열두 번의 BETT 전시가 확인해 준 것들 (Stop AIDT)

by 김성윤

(이 글을 끝까지 읽는 이에게 복이 있나니)


Prologue


금년 3월 신학기부터 초등 3, 4학년, 중1, 고1을 대상으로 AI디지털교과서(AIDT)가 정식 적용된다. 그러나 AIDT의 실체가 지난 12월에서야 공개가 됐고, 시범 사업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다는 우려에 급기야 국회에서 제동을 걸었다. AIDT 검증 청문회가 열리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원래 계획대로 전국 모든 초중고 학생들에게 적용될 경우 최소 수천 억 원의 돈(혹은 조 단위의 돈)이 매년 쓰일 예정이다. 막대한 혈세와 엮인 이상 교육이 정치의 문제로 확산되지 않을 수 없다. 여야 공방이 내란이냐 아니냐 수준으로 뜨겁다. 단순 교육의 문제를 넘어서, 국가의 신성장 동력인 에듀테크 산업과 K-에듀의 수출문제로까지 논의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업계는 조용하다. 아니, 사석에서는 말이 많지만 공식적으로는 침묵한다. 정부에 찍히면 사업적으로 큰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규모 업체들에겐 교과서 발행사들이 갑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회사 또한 이주호 장관이 쏘아 올린 공의 부스러기 수혜자일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교육'의 문제는 우리 아이들과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계산기 그만 두드리고 이제 본질을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서론


국민의 박사, 숙명적 석사


상하이 주재원 1년 차 시절, 한국에서 방문하는 본사 직원들 앞에서 중국에 대한 썰을 풀고 있자면 내가 마치 중국 전문가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엄청난 통찰을 품고 있는 마냥 중국에 대한 겉핥기 지식과 일화들을 떠들어댔다. 그러던 어느 날, 중화권에서만 총 12년을 근무한 삼성전자 선배를 만나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중국에 대해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어내고자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을 때 돌아온 대답은 의외였다.

“중국 생활 1년 차일 때는 내가 중국 '박사' 같았는데, 5년 차 되니까 '석사', 10년 차 되니까 '학사' 정도 된 거 같았어.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아는 중국에 대한 지식이 얼마나 얕은지 알게 되더라. 겸손해지면서 이제야 좀 본질이 보여”


국민대 박사도 아니고 숙명여대 석사도 아닌 이 선배는 학위 무용론자가 아니었지만 뭔 말인지 이해가 갔다. 생각해 보니 쪽팔렸다. 내가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았던 순간순간이 떠오르며 한동안 밤마다 이불-킥을 하게 되었다.


그 이후 5년간의 중국 생활을 마감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에 그 선배의 말이 다시 생각났다. 나의 중국 '박사' 시절은 2000년 초, 3박 4일 상하이 여행을 다녀왔을 때였음을 깨달았다. 천지개벽을 한 중국을 보고 흥분한 나머지 한국에 돌아와서 중국에 대한 썰을 풀어 재끼던 때 말이다. 그런데 막상 5년 살아보니 그 선배의 말이 무슨 말인지 체감하게 되었다.


2013년 1월, 런던에서 열리는 BETT (British Education Training and Technology) Show에서 처음 전시를 했다. 엄밀히 말해서 Oxford University Press (OUP)와 함께 구축한 OLB (Oxford Learner’s Bookshelf)의 전시를 지원하러 갔었다. OUP와 프로젝트를 하기 전에는 이런 전시회가 있었는지도 몰랐다. 2011년 참가하였던 미국의 ISTE가 글로벌 전시회인 걸로만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ISTE는 미국 로컬 이벤트였고 진정한 글로벌 박람회는 BETT Show였다.

2013년 1월 OUP 전시를 지원하러 처음 BETT 에 참석


한국으로 돌아와 BETT 전도사가 되었다. 이때가 나의 에듀테크 '박사' 시절이었다. 더 많은 한국 업체들이 BETT Show를 통해 한국의 에듀테크를 알리고 글로벌 진출을 해야 한다고 설파하고 다녔다. 에듀테크 기업 최초로 대통령으로부터 수출의 탑을 수상한 2018년도는 내가 '박사'에서 막 '석사'로 넘어오는 시점이었다. 디지털교과서 플랫폼 수출 5년 차 되던 해이다.

2018년 에듀테크 업계 최초로 기술 로열티 수출로 대통령으로부터 수출의 탑 수상 ㅍㅎㅎ


그 이후로도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 매년 전시 참가를 했다. 2020년 1월 BETT Awards의 최종 Finalist에 올랐을 때에는 전 직원을 데리고 영국 워크숍을 갔다. 전 직원이 조를 나누어 BETT에 출품한 주요 기업을 직접 인터뷰하여 분석한 BETT 2020 Highlights를 출간하여 무료 배포하였다. 에듀테크 업계가 우물 안에서 벗어났으면 하는 순수한 맘으로 한 일이다. (2억 원을 들여 만든 307쪽짜리 보고서를 국내 경쟁업체들에게까지 무료 배포하였으나 소 귀에 경 읽기라는 것을 깨닫고 다시는 안 하기로 다짐^^)

BETT Awards 시상식에서


지난주, 12번째 BETT Show 참가와 함께 옥스포드에서 교사 연수를 2년 연속 진행하였다. 초중고 선도교사 연수를 국내와 영국에서 2년 간 진행하면서 진실의 순간을 여러 번 마주하였다. 2024년 BETT 참관 겸 영국으로 연수를 온 교사, 교육부, 교육청 관계자는 수 백 명에 이르렀는데, 금년에는 2,000명을 초과하였다. 2014년 6개에 불과했던 BETT의 한국 참가 기업들이 2025년에는 25개로 늘었다. 이것은 전체 130개 참가국 중 4번째로 큰 규모다. 와~! 이제 우리도 에듀테크 분야에서만큼은 글로벌 지위에 올랐는가? 한국의 에듀테크는 수출이 가능한가?

2025년 우수 선도교원 옥스포드 연수와 BETT


에듀테크업계에 발을 디딘 지 만 21년, 에듀테크 회사를 직접 설립하고 경영한 지 만 13년. 구름 위의 박사 → 석사 → 학사를 지나 이제야 발을 땅에 딛고 본질을 얘기해야 할 때가 왔다.



본론


이주호 장관이 쏘아 올린 작지 않은 공 - AIDT


AIDT 얘기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하이터치 하이테크'다. 이주호 장관이 KDI 교수 시절 쓴 페이퍼 <Leapfrog in Education(글로벌 학습위기와 학습혁명 기회>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말이다. 영어로 된 Abstract의 어색한 문법을 극복하고 한국어 본문을 평정심 yuji 하며 정독하였다. 요약하자면, AI와 모바일로 하는 '하이테크 학습'과 교사와 학생이 하는 '하이터치 학습'이 위기의 한국 교육을 구원할 솔루션이라는 것이다.

Leapfrog in Education 표지와 내용 캡쳐


한국의 교육을 개혁의 대상이라고 규정한 측면과 제시한 해법들은 주옥같다. 개별맞춤형 학습, 하이테크-하이터치, 국가 공감대, 교사의 역할 등 모든 솔루션에 진심으로 동의한다. 이 해법들은 이상적이다 못해 꿈만 같다. 페이퍼가 30페이지 정도로 읽을만하니 직접 읽어보길 바란다.


이런 좋은 의도를 가진 박사님께서 - MB 정권 때 디지털교과서로 한 번 시행착오를 거치신 분이 - 다시 교육부 장관이 되어 강력하게 추진하는 AIDT 사업이다. 그러나 AIDT 사업은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중단되어야 하는 이유가 계속 추진해야 하는 이유를 질적, 양적으로 훨씬 능가한다. 핵심 쟁점은 AIDT 검증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나온 선생님들께서 이미 다 짚어 주셨다. 몇 가지 보충하여 네 가지로 정리하자면,


첫째, 혁신적 기술은 혁신적 교육방법론(Pedagogy)에 얹어야 빛을 발한다. 진단-주입-평가 중심의 폐기처분 대상의 교과에 AI를 얹어버린다면 아이들 머리를 더 빠르게 망가뜨릴 뿐이다. AI디지털교과서에서 문제는 교과서인데 거기에 AI를 얹어서 뭐 하겠다는 건가? 나와 함께 미래교육 토크쇼에 출연한 타일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재료가 똥인데, 제대로 된 음식을 어떻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어떤 소양 이런 것들을 반대하는 게 절대로 아니에요. 문제풀이 형식이기 때문에 애들의 생각하는 힘도 길러 줄 수가 없어요. 미래 지향적인 사고를 할 수가 없게 하는 AI 디지털 교과서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에요.
- AIDT 검증 청문회 中 -


둘째, AIDT에서 말하는 AI는 AI가 아니다. AIDT에 적용된 AI를 AI라 부른다고 하면, 90년 대 우리 집에서 쓰던 금성 Fuzzy 인공지능 통돌이 세탁기도 AI다. Rule Based AI, 초기 Deep Learning 모델에 기반한 발음평가 AI 등 모두 구세대 기술이 적용되어 있다. 데이터 보안,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LLM 사용에 대한 규제가 있어 에듀테크 업체들은 오래된 기술을 짜깁기하여 AIDT를 내놓았다. 1~2년 간 AIDT 프로젝트에 매달린 업체들은 오히려 세계적 추세에 뒤쳐지게 되어 우리 에듀테크 산업 전반을 퇴보시킨 게 아닌가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셋째, 졸속으로 개발한 신약을 전국 초 3, 4 모두에게 임상 실험하는 격이다. 교과서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이 AIDT를 개발한 기간은 길어야 8개월, 실제로는 6개월 미만이다. AIDT는 대형 Bug라는 의미다. 에듀테크의 세계적 추세는 Evidence, Evidence, 그리고 Evidence다. 증거기반 에듀테크. 준비된 교사들이 있는 선도학교를 통해 시범 학습과 검증이 필요하다. 세계은행이 저개발 국가에 에듀테크 솔루션을 공급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업체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 Evidence이다. 증거 기반 솔루션이 아니면 아이들에게 함부로 먹이지 말라는 뜻이다. 해외 선진국들이 한국 교육부의 AIDT 사업을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그 기술에 있는 게 아니라 임상 결과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주호 장관님께서 적시하신대로 교육부가 주도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그렇다고 국가가 나서서 새로운 학습모델을 제시하고 교육과정부터 교사의 학습방식까지 모두 일률적으로 바꾸는 것은 혁신가들과 교사들의 자율적인 헌신과 창의를 적극적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많은 부작용만 일으킨다. (p11)


학습의 혁명적 변화를 위하여 교육부가 주도하던 그동안의 교육의 변화 방식에서 탈피하여 교사, 학교, 대학, 창업가, 사회적 기업가, 민간재단, 미디어, 비정 부기구(NGO), 정부출연연구원 등이 주도적으로 혁신하고 협력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여야 한다. 이제 학계의 지도자들이 나서야 한다. 더는 교육부의 통제와 규제에 대하여 뒤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미래 학교와 대 학을 스스로 디자인하여야 한다. (p15)


위 글은 앞서 언급한 이주호 장관이 쓴 페이퍼의 p11과 p15에 나오는 말이다. 본인이 AIDT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를 명확히 글로 박제를 한 셈이다.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세상의 많은 문제들은 사회 개체 간의 속도의 비동기화로 야기되는 게 많다. 대표적으로 기업은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시속 100마일이고, 관료조직은 25마일, 학교는 10마일, 법이 1마일이다. 전국적 사용을 강제하기 위해 교육부(25마일)는 교과서 지위를 부여하느라 법(1마일)을 동원해 디지털 '교과서'라 부르고 학교(10마일)에 적용한다. 뭐 하자는 건가?



장관님, Leap Frog를 논하시려면 미국이 아니라 중국을 봐야 합니다


영국 언론인 안소니 셀던 (Anthony Seldon)은 AI (인공지능)가 교육을 완전히 바꾸는 “4차 교육혁명”을 주도할 5대 국가 및 지역으로 미국, 중국, 인도, EU, 영국을 꼽았다 여기에 몇 년 전까지 교육 강국으로 주목받았던 한국은 빠졌다.

위 글 또한 이주호 장관의 논문 <Leapfrog in Education(글로벌 학습위기와 학습혁명 기회>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AI 주도의 4차 교육혁명을 주도할 나라로 미국, 중국, 인도, EU, 그리고 영국을 꼽았다. 그리고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그리고 인도의 사례를 언급하지만 중국의 사례가 없다.


Leap Frog 전문가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비디오테이프를 건너뛰고 잠시 DVD로 갔다가 곧바로 OTT로, 유선전화를 건너뛰고 곧바로 모바일로, 내연자동차를 건너뛰고 곧바로 전기차로, 2G 3G폰을 건너뛰고 곧바로 스마폰으로 Leap Frog 하였다. 급기야 이 글을 쓰고 있는 2025년 1월 27일 현재, 중국 AI 기업 DeepSeek는 엔비디아 주가를 하루에 16.86% 폭락시켜 $600B (한화 860조 원)의 시가총액을 날려버렸다. 미 증시 역사상 최대 시총 낙폭이다. 중국이 AI에서도 Leap Frogging을 하고 있다.


중국이 AI 강국으로 부상하면서 스푸트니크 모멘트*를 만들어 미국과 경쟁하고 있는 지금. 교육에서는 어떤 Leap Frogging을 하고 있을까? 중국판 AIDT를 기획하고 있을까?



중국의 교육 Leap Frog 전략은 바로 ◇◇○○다.



우리가 <영어교육과정 개편안>을 내놓은 2022년, 중국도 같은 해에 <영어과정표준>을 내놓았다. 우리는 사교육 조장한다는 포비아가 있어 독서를 독서라 부르지 못한다. 300페이지가 넘는 문서에 '독서'라는 말이 딱 1회 등장한다. 그러나 그들은 '독서'를 장려하는 차원이 아닌 '의무'로 못 박았다. 그것도 과외로. 매 학년마다 최소 '영어 독서량'을 정해놓고 있다. 다만 책은 학생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중3의 경우 연간 최소 15만 단어량 이상의 영어 독서를 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중학생 평균 영어독서량의 30배에 육박한다.


이들의 Leap Frog 전략은 왜 '영어 독서'일까? 영어 독서는 AI 시대에 필요한 실존지능을 개발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독서는 뇌를 Passive State에서 Active State로 돌리는 가장 강력한 학습법이다.


영어 독서는 이중언어자(Bilingual)를 만든다. 이중언어자의 뇌는 단일언어 구사자에 비해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이 발달해 있다. 전전두엽은 우리 뇌 중에 가장 마지막으로 발달하는, 이마와 맞닿아 있는 전두엽의 맨 앞부분이다. 전전두엽은 CEO의 뇌로 알려져 있다. 창의력이 높고, 문제 해결력, 그리고 감정조절능력, 도덕성, 공감능력, 직관력을 감당한다. AI가 갖기 어려운 능력이다. Why?를 묻는 가장 고등한 실존지능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사춘기 이후에 완성이 된다. 사춘기 아이들이 감정 조절을 못해 버럭 화를 내거나, 뒤를 보지 않고 충동적 행동을 하는 이유가 전전두엽이 덜 발달 했기 때문이다. 공감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출을 한다. 부모가 얼마나 걱정할 지 감이 없다. 킬러문항 때문에, 채상병 사망 사건의 책임을 어떻게 사단장에게 묻느나고 '격노'했다는 얘기가 시도때도 없이 들리는 사람과,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충동적으로 비상계엄부터 선포하는 사람의 뇌와 닮았다. 그 사람의 집무실을 KBS에서 공개한 적이 있다. 집무실에 책이 한 권도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는가? 이사 갈 때 선물받은 새 책들을 지하 주차장에 다 버리고 가는 사람이다.



결론


세상은 AI 전쟁 중인데, 우리는 대통령 탄핵하고 내란 혐의로 재판하고 여야가 머리채 잡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AIDT 검증 청문회하면서 서로 싸움질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우리의 교육에 기술이 없어서 뒤쳐지는 게 아니다. EdTech라는 말에는 Education이 앞에 오고 그 뒤를 Technology가 따른다. Education 개혁이 먼저고 그에 따라 적정 Technology가 따라오면 된다. Education 개혁은 교사가 주도해야 한다. 교육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AIDT에 쏟을 예산을 전부 우수교원 양성, 포상, 보조교사 채용, 그리고 과밀학급 해소에 부어야 한다. 과거에 머무르려 하는 교사들은 퇴장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고 교육전문대학원을 통해 우수 교사들을 끊임없이 유입시켜야 한다. 그런 다음에 Technology는 이주호 장관이 논문에서 언급한 아래 문구대로 하면 된다.


학습의 혁명적 변화를 위하여 교육부가 주도하던 그동안의 교육의 변화 방식에서 탈피하여 교사, 학교, 대학, 창업가, 사회적 기업가, 민간재단, 미디어, 비정 부기구(NGO), 정부출연연구원 등이 주도적으로 혁신하고 협력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여야 한다.


다행히도 전 세계 교원 중 우리나라 교원이 최고 수준이다. 우리의 교대와 사대는 최고의 인재를 뽑을 수 있지만 미국의 경우만 하더라도 그렇지 못하다. 그렇지만 Pre-AI 시대를 살아온 이 교원들이 Post-AI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제대로 준비시킬 수 있는지 알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이들에게 먼저 투자하고 학교와 교사들에게 필요한 기술을 자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예산을 배정하면 된다. AIDT는 교과서가 아니라 교육 보조자료 지위로 충분하다.



Epilogue


현 지도자들의 무능과 부도덕은 어디서 왔을까? 빙고! 바로 우리 교육의 산출물이다. 얼마나 무능하냐면, 비상계엄하나 제대로 못해서 실패 후 '경각심 주는 차원에서 한 번 해봤다'라고 하는 수준이다. '의원이 아니라 요원을 끌어내라고 한 것'이라고 초등생도 하지 않을 변명을 한다. 이들을 무능하게 키운 우리의 교육 덕에 비상계엄을 모면한 것이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가?


기술이 사람을 키우지 않는다. 나 또한 에듀테크 기업의 수장으로서 잊지 않으려 한다. 기술에 매몰되면 교육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Queen의 노래 제목에서 떠오른 말이다.

Too Much Tech Will Kill You.


PS 1. 교육정책 입안자들께서는 이 책을 꼭 정독하고 기획하시기 바랍니다. 말을 그리고 싶지만 결국엔 낙타가 나오는 이유가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말을 그리고 싶으면 말을 타고 똥꼬에 물집 잡힐 때까지 타 봐야 합니다.

미국도 잘 안됩니다


PS 2. 교육은 이념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AIDT의 작지 않은 공을 쏘아 올려 이 혼란을 가져온 이주호 장관의 논문 p27의 일부를 첨부하며 글을 맺습니다.


주)

스푸트니크 모멘트(Sputnik Moment)*는 극적인 도전이나 위기를 맞아 혁신과 발전의 필요성을 강하게 자각하게 되는 순간을 말한다. 이 표현은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한 사건에서 유래되었다. 당시 미국은 기술과 과학 분야에서 소련에게 뒤처졌다는 위기감을 느꼈고, 이를 계기로 과학 교육, 연구 개발, 우주 탐사에 대규모 투자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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