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빠지는 깊은 딜레마
J (계획형)와 P (즉흥형)의 성향이 뒤죽박죽으로 있는 나.
최근 연재 브런치북을 처음 시작했는데, 미리 생각했던 목차와는 달리 오늘 발행하고픈 글을 대신 올렸다. 발행 시간은 아마도 아슬아슬하고 스릴 넘치는 11:59 pm.
기존 계획대로 글을 올리느냐, 내가 올리고픈 글을 올리느냐. 이 딜레마 때문에 하루의 끝자락까지 글을 붙들고 있다가 발행을 겨우 눌렀다.
일반 브런치북을 완성했던 시절에는 글 여러 개를 전부 올린 후 목차를 정해서 묶어 발행하면 됐다. 장점은 글의 순서를 재구성할 수 있는 자유. 단점은, 계속 글을 구상하고 수정하느라 늦어지는 진도.
연재 브런치북의 장점은 의외로 약속한 연재일. 발행 시간을 맞추느라 스트레스는 있지만 꾸준할 수 있다. 글을 떠나보내야만 할 시간은 확실히 다가오니까. 그 대신, 목차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건 크나큰 제약이다.
오늘의 선택이 좋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정해진 목차대로 가면 쓰는 나에게도, 독자에게도 건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을 짓는다면 그 건조함이 견고함이 되겠지만, 나는 논문도 아니고 에세이를 쓰는 거니까. (어라, 그러고 보니 에세이도 목차가 중요한데, 이건 그냥 내 기존 목차가 건조한걸지도?)
이제 마감일을 하나 끝냈으니,
다음 글은 어느 걸로 발행할지 다시 고민 시작이다.
이 딜레마는 앞으로 한동안 계속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