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yuwan Kim May 19. 2022
두산인문극장 올해의 주제는 '공정'으로 그 프로그램 중 하나로 연극 '당선자 없음'이 공연되고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헌법인 제헌헌법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피디가 죽음으로써 대체 피디가 투입되고, 그동안 제작과정에서 있었던 유무형의 외압과 애초에 프로그램이 조명하려고 했던 헌법 초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다큐멘터리처럼 소개된다. 헌법의 초안을 작성한 이가 총독부에서 근무한 고위관리였고, 제헌헌법 18조에는 '이익균점권'이라는 노동자의 권리가 포함되었으며, 초대 국회에서는 통일 후 북한지역의 국회의원들을 위해 100석을 공석으로 남겨두었다고 한다. 무대에서 재현된 헌법 초안 독회장면도 특히 인상적이었다. 해방직후 '공화국'이라는 개념도 낯설었을 시대 분위기 속에서 배제되고 지워진 사람들의 목소리를, '공정'라는 이 시대의 화두와 연결지어 되돌아 봄으로써, 연극은 끝난 후에도 관객들에게 돌덩이같은 묵직한 문제의식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