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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다가가도 괜찮을까?

- 유기묘의 시점

(유기묘의 시점에서)

사람들이 날 볼 때,
어떤 눈빛을 가진 지 나는 알아.

불쌍하다는 눈,
경계하는 눈,
때론 아무 감정도 없는 눈.

그래서 웬만하면 가까이 가지 않아.
상처받는 건 익숙하지만,
익숙해지고 싶진 않거든.

그런데,
너는 좀 달랐어.

가까이 다가와도 뒷걸음질 치지 않고,
눈을 마주쳐도 피하지 않았어.

내가 작고 조용하게
“괜찮을까?” 하고 다가갈 때
넌 대답하듯 손을 내밀었지.

그 순간,
세상은 덜 무서워졌고
사람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따뜻해졌어.

내가 먼저 다가간 게 아니었을지도 몰라.
사실은…
네가 나를 먼저 안아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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