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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그렇게 복잡해?

- 고양이의 시점

(고양이의 시점에서)

나는 하루에
밥 세 번,
고독 충분히,
해 잘 드는 자리에 낮잠 한 번이면 충분해.

근데 사람들은 왜 이렇게 바쁠까?
아침엔 늦었다고 뛰고,
점심엔 회의한다고 웅성거리고,
저녁엔 지쳤다고 바닥에 드러눕고.

심지어 자면서도 생각하더라.
어제 한 말, 오늘 못한 일, 내일 할 걱정까지.

… 잠도 안 오겠지.
어떻게 그런 머리로 살아?

나는 네가 쉬면 좋겠어.
내가 네 배 위에 올라가는 이유도 그거야.
강제로 눌러놓고, 못 움직이게 하려고.

어쩌면,
고양이가 인간을 키운다는 말,
그냥 우스갯소리가 아닐지도 몰라.

나는 단순하게 살아.
하지만, 내 마음은 진심이야.

꼬리 한 번 휘두르고,
가볍게 ‘냐옹’ 하고 울어도,
그 안엔 “괜찮아, 인생 그렇게 복잡하게 살지 마”가 들어 있어.

… 못 알아들으면 할 수 없고.
나는 또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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