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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시누였어

드디어 이혼_25

by 음감

수 시간 동안 몇 번의 반복이 이어지다가 7명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드디어 마무리인가 하는 마음으로 자리에 앉았다. 세화 변호사는 낮은 소리로


“터무니 없는 조정금액 나오면 합의 하지 말고 소송 계속 하죠. 혼자 살려면 돈은 진짜 중요해요.”


라고 말했다. 어느때는 세화 본인보다 더 열심인 변호사가 세화는 고마웠다.


한자리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중, 지창은 갑자기 누나와 전화통화가 필요하다면서 나갔다. 이혼 소송하는데 누나에게 물어보는 사람도 있나 하다가 그러려니 했다.


시어머님이 살아계실 때 늘 보던 일이다. 집안 일을 나와 상의하기 보다 시어머니랑 상의하는 때가 더 많았던 남자다.


시어머니가 자리에 누운 후 이제 스스로 생각하나 했는데 아니었다. 의논 상대가 시누이로 바뀌었을 뿐, 둘이 그리 우애좋은 남매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우리집 일만 나오면 시누이는 세상 인자한, 그러니까 본인 동생에게만 인자한 누나로 바뀌었다.


세화는 지창에게 새삼 고마워졌다. 그 모습 덕에 행여 이혼을 후회할 수도 있는 일말의 가능성까지도 깨끗하게 지웠다.


그가 누나 허락을 구하고 올 동안 세화는 시어머니와 이혼이 끝나더니 시누이하고도 이혼해야 하는구나, 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 후로 조정이 길어질 때마다 지창은 어김없이 누나와 통화하겠다며 방을 나갔다. 지창 측 변호사 발언은 한마디도 못 듣는 날도 있었다. 이럴 거면 그냥 누나랑 조정실에 오라고 말하고 싶은 걸 꾹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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