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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자! 앉으라고! 안자아사나를 왜 못하니

흔들리며 다른 숨을 배운다

by 음감

“균형은 잡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거다.”


안자아사나, 쉬운 말로 로우런지를 할 때마다 그 말을 다시 떠올린다. 엉덩이가 앞쪽으로 밀리려는 걸 붙잡고, 천골을 살짝 안쪽으로 당긴다.


몸은 여전히 흔들리고, 중심은 자꾸만 도망간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몸은 아직 이해하지 못한다.


그때 숨이 거칠어지고, 마음이 불안해진다. ‘왜 이렇게 안 되지?’라는 생각이 밀려온다. 그렇게 호흡을 잃은 이유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요가의 핵심은 안정된 하체에 있다. 단단히 뿌리내린 다리가 있을 때, 비로소 숨이 깊어진다. 하체가 흔들리면 호흡도 얕아지고, 마음은 불안해진다.


결국 요가는 중심을 찾는 연습이다.


안자아사나, 로우런지에서 중심을 잡는 방법은 단순하다.

첫째, 천골을 살짝 안으로 끌어당긴다.

둘째, 앞쪽 허벅지를 길게 늘린다.

셋째, 숨을 들이쉴 때마다 골반이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을 느낀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맞아떨어질 때, 몸이 ‘아, 이거구나’ 하고 반응한다. 물론 그런 순간은 정말 어쩌다 한번 알현을 허락한다.


요가는 정답을 찾는 공부가 아니라, 감각을 익히는 과정이라고 한다. 조금씩 흔들리며 자기만의 균형을 알아가는 일이다.


오늘은 엉덩이가 앞서갔고, 내일은 호흡이 먼저 흐트러진다. 그래도 괜찮다. 그 흔들림 속에서 배움이 생긴다.


요가를 하며 가장 크게 배운 건 ‘실패의 감각’이다. 완벽하게 서 있는 순간보다, 자꾸 기울어지는 순간에 나를 더 잘 본다.

그 불안한 순간에 호흡을 붙잡는 법을 배우고,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는 힘을 키운다.


로우런지는 그저 다리를 뻗는 자세가 아니다. 자기 안의 흔들림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숨을 세우는 연습이다.


결국 중요한 건 형태가 아니라 감각이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몸이 반응한다. 요가의 완성은 안정된 자세가 아니라, 흔들림을 인정하는 태도다. 그게 오늘 내가 배운 진짜 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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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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