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달리기로 영어를 하게 된 방법
전 달리기를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었어요.
웬만해선 뛰지 않고요. 운동이란 그저 숨쉬기 운동, 눈 깜빡이기 운동이 전부였지요.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왜 힘들게 뜀박질을 하고 그래? 계단만 올라도 숨찬데’라고 생각했죠. 그만큼 운동은 저와 상관없는 행동이었어요.
영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학창 시절 때부터 배워오던 영어는 시험점수를 위한 공부였을 뿐,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일쑤. 새해가 되면 영어공부 해야지 다짐하는 맘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지요. 매번 새해마다 결심하는 세 가지 ‘운동, 영어, 글쓰기’ 이지만 지키기 힘든 건 저만 그런가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싫던 운동이 ‘36계 줄행랑 도망치기’를 하고 난 후부턴 ‘달리기’란 이름으로 일상에 루틴으로 자리를 잡게 된 거예요
달리기를 시작하는 방식은 생각보다 단순했어요. ‘아무 생각 없이 확 거리로 나간다. 땅을 박차고 발을 뗀다. 조금만 달리고 숨차면 걷는다. 뛰다가 걷는다. 또 뛰다가 걷는다.’ 이렇게 아주 조금씩 뛰는 거리를 늘려보는 거예요. 하루아침에 뚝딱 달라지는 건 없다는 걸 인정하고, 힘들어도 차곡차곡 더해가는 거예요.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저는 ‘달리는 사람’이 되어 있더라고요.
달리기 경험을 영어에 가져왔어요
영어도 달리기처럼 매일 조금씩 해야 하는 숙제 같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루틴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달리기 영어’를 떠올렸어요.
영어도 생각보다 단순해요 ‘달리기를 주제로 간단한 문장을 다섯 개쯤 써본다. 말도 안 되는 영작이어도 상관없이 영어로 옮겨본다. 소리 내어 읽어본다. 5분만 외워본다. 틀려도 상관없다. 또 읽어 본다’ 이렇게 아주 조금씩 한 단어라도 영어를 입 밖으로 내뱉어보고 한 줄이라도 써보는 거예요.
예를 들어, [달리기 싫을 때 새 운동화를 사자]라는 짧은 달리기 글을 써요.
그다음 짧고 단순한 문장으로 영작을 해보는 거지요.
여기에 또 하나 든든한 조력자가 있어요. 바로 AI. 제가 쓴 영어문장을 첨삭해 달라고 해요. 영문법이 틀려도 부끄럽지 않고요. 마치 함께 뛰어주는 러닝 메이트 같아요.
<한글 문장 예시>
달리기 싫을 때 할 수 있는 최고의 동기부여 방법은?
달리기를 하고 싶게 만드는 쉬운 방법은 새 운동화를 사는 것이다.
새 운동화는 아직 발에 딱 맞지 않다. 하지만 새 운동화를 신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마음이 생겨난다.
당장 이 신발을 신고 거리로 뛰어나가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새 운동화의 탄탄한 밑창 덕분에 기분이 통통 튀고 뛰는 걸음이 더 빨라진다.
달리는 속도가 더 잘 나는 것 같다.
달리기 싫을 때 새 운동화를 사고 달려보자. 기분까지 새로워지는 마법이다.
<영어 문장 예시>
When I hate running, I remind myself that every step begins with a choice.
Yes, I will buy new shoes! It’s the simplest gift of motivation I can give myself.
New shoes may not fit my feet perfectly yet, but they perfectly fit my spirit.
The moment I lace them up, I feel an urge to run into the world outside.
With every bounce of their fresh soles, I feel lighter, faster, and stronger.
My speed rises, my energy flows, and my doubts fade away.
So when you feel like avoiding a run, just try new shoes—
they will refresh not only your body, but also your mind, just like they do for me.
‘글쓰기’와 ‘영어공부’와 ‘달리기 마인드셋’을 한꺼번에 할 수 있는 저만의 루틴이 되는 거죠.
달리기 → 영어공부 → 글쓰기 → 루틴 → 성장
따로 보면 전혀 상관없어 보이지만 루틴으로 묶이니까 서로가 서로를 밀어주는 힘이 돼요.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영어 문장이 되고, 영어 문장은 다시 제 삶을 기록하는 글쓰기가 돼요. 그렇게 하루하루 쌓이는 루틴이 제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나는 달리기를 통해서 삶을 배운다. 인내, 성실, 그리고 작은 성취의 기쁨을.”
캐서린 스위처 (여성 최초 보스턴 마라톤 완주자)
꾸준히 하면
결국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된다는 것.
이게 달리기가 저한테 가르쳐준 삶의 지혜예요. 저는 이 말을 달리기를 하면서, 그리고 영어공부를 하면서 실감하고 있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빠르지 않아도, 그저 매일 이어가는 과정 속에서 몸과 마음이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일단, 거리로 확 나가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일단, 영어 문장을 써보는 건 또 어떠신가요?
달리다 보면, 뭐든 조금씩 하다 보면, 어느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나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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