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예전 게임 스터디 모임 분 중 한 분께서 티알 자리를 마련해주셨다. 덕분이 'DCC 다이스라떼'라는 서울에서 유명한 TRPG 게임 카페를 방문할 수 있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간판만 보면 보드게임이나 티알하러 오는 게 아니라 맛있는 거 먹으러 오는 카페같다.
올라와보니 미국 코믹스 전문점이라고 한다. 점점 알 수 없는 정체!
모인 사람 모두가 티알은 뉴비라 아무래도 진행해줄 마스터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카페에서 세션을 예약할 수 있어 신청했다. 이번 일정은 오후 2시에 시작해서 7시까지 하는 5시간 세션이었다.
보드게임도 생각보다 엄청 많았는데 따로 룰에 대해 설명해주는 사람은 없는 듯 보였다. 햇빛에 바래서 색이 옅어진 보드게임 박스도 많이 보였다.
보드게임 한 켠에는 마블과 DC 코믹스 등 미국 코믹스가 엄청난 양으로 전시, 판매되고 있었다. 영어를 조금만 잘할 줄 알았다면 적어도 몇 권을 사서 왔겠지.
카페 이용은 공간 사용료가 있다. 이런 와중에 음료를 구매하면 1시간을 빼준다. 이런 요금제는 보드게임 카페와 크게 다르진 않다.
이번에 해볼 룰은 '콜 오브 크툴루', 일명 'COC' 라 부르는 호러 티알 룰이다. 그 중 국내에서 만든 시나리오인 붉은 상아 라는 시나리오를 플레이.
티알한다고 일부러 점심도 든든히 먹고 왔으나 1부를 쉼없이 상상하고 떠들었더니 배가 고파. 뒷풀이 생각해서 배를 비웠어야 하지만 그냥 먹고 말았다. 가격에 비해 좀 비싼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서 그냥 햄버거나 시킬걸 했다.
첫 'COC ' 경험이었지만 마스터님이 잘 이끌어줘서 5시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뉴비들을 위해서 판정도 쉽게쉽게 해주신 거 같고. 덕분에 구성원들끼리 하하호호 하면서 즐거웠다. 혹시라도 나중에 자리를 만들어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다른 뉴비용 시나리오를 찾고 있었다.
크툴루 신화 세계 특유의 음울하고 무거운 느낌. 호러에 걸맞은 여러 잔인한 배경설명이나 묘사가 좋았다. 어떻게 연기를 해야하나 싶었지만 그렇게 부담스럽게는 진행하지 않았어서 부담이 없어 좋았다.
스토리에 대해서도 자세히 이야기하고 싶지만, 그건 스포가 되니까 자제하기로 한다. 하지만 머릿 속에서 각자가 공간을 그리면서 스토리를 이어 나가는게 재밌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로하는 어드벤쳐 게임이나 포인트 클릭 게임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