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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기본 건강검진 유감

올해는 건강검진을 좀 쉬어가자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 검사하기가 너무 피곤하고 스트레스받으니까.
하지만 건강보험공단에서 계속 건강검진 받으라고 카톡이 날아와서...
이번엔 국가에서 제공해 주는 기본 건강검진만 받아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검사를 받고 왔는데...
병원에 들어가고 나서 나온 후 지난 시간이 겨우 6분.
진짜 이게 다 끝난 건가?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검사받은 항목들은...
혈압 (30초)
청력 (10초)
시력 (20초)
키 체중 (15초)
소변 검사 (2분)
채혈 (1분)
흉부 엑스레이 (15초)
의사 선생님 상담 (10초)
(위내시경 검사는 제가 원치 않아서 패스했습니다)

마지막 의사 선생님 상담은...
"안녕하세요, 담배는 안 피우시고... 술 도 안 드시고..."
"네."
"운동은 하시는 거 있나요?"
"축구요"
"네. 됐습니다. 들어가세요."

ChatGPT Image Jul 14, 2025, 12_14_11 PM.png 선생님... 영혼을 조금만이라도 담아 말씀해주세요.

말이 무료 건강검진이지 사실 내가 낸 돈으로 진료받는 건데...
좀 너무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12만 원 정도 내고 건강검진을 받으면 기본적인 청력 시력 검사조차도 정성껏 해줍니다.)

원래 검사 조금만 하고 그냥 넘어가려고 했던 건 맞지만...
너무 성의 없는 검사에 깜짝 놀랐달까?
마치 절 사람으로 쳐다보지도 않는 눈빛이었습니다. ㅋㅋㅋ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고 칭찬이 자자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험료를 잔뜩 타가려는 나이롱환자들과, 보험료를 최대한 가져가려는 병원들.
돈을 잔뜩 쌓아두고 운영하니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돈이 쓰이는 것 아닌가?

건강보험공단에서 병원에 대체 돈을 얼마나 지급하는지 ChatGPT에 물어보니 약 8만 원 정도인 것 같습니다.(위내시경 검사 포함)

정확한 비용을 아시는 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받는 검사들에 비해 나라에서 지급해 주는 돈이 싼 것 같긴 합니다. 의료 종사자분들의 행동도 조금은 이해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열받긴 합니다만 ㅋㅋ)

미국은 보험 시스템이 잘 되어있지 않아 다 제 돈 내고 비싸게 치료받아야 한다고,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최고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그 말이 사실인가 의심을 해보게 됐습니다. 미국은 멍청해서 그렇게 운영하는 걸까?
건강보험료를 지금보다 훨씬 많이 낮추고 진짜 필요한 사람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아프면 자기 돈 많이 내더라도 그렇게 치료받는 게 어쩌면 더 나은 사회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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