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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뭐? 학교에서 수학을 안 가르쳤었다고?

1. 변화하는 교육 / AI 시대 자녀교육 바둑이 신의 한 수

by 코딩하는 수학쌤

만약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지 않는다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아마 수학만큼 교육에 대해 뜨거운 분야가 있을까 싶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해 대학 입시에 있어서까지 가장 관심이 많지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을 꼽자면 단연 수학입니다. 그렇다면 수학은 언제부터 공교육의 시스템 안에 들어오게 되었을까요?


먼저 국가 차원의 의무 교육이 처음으로 시작된 시기는 18세기입니다. 프로이센(현 독일)의 프리드리히 대제는 국가 발전의 핵심이라고 생각하고 5~13세 아동들에게 의무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1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공장에서 대규모로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변화가 생겨났습니다. 이전에는 대규모 공장이 아니라 가내 수공업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장인에게서 도제가 오랜 시간동안 경험을 통해 배우는게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공장에서 많은 노동자들에게 작업 지시서를 알려주고, 생산량을 확인하며 기록을 하려니 읽고(Reading), 쓰고(wRiting), 셈하는(aRithmetic) 능력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이 때 숫자를 가지고 하는 기본적인 계산 방법을 배우는 ‘산술(Arithematic)’ 과목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필수 과목으로 도입하였습니다. 기본적인 셈은 기본적인 경제 활동에서 누구나 필요했고, 산술 능력은 많은 일자리에서도 필요했습니다. 산술을 기본으로 가르치는 교육은 19세기 중반까지 이어졌는데 1851년에 영국에서 실시된 인구 총조사(Census of Great Britain) 중 교육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소년을 대상으로 한 공립학교의 84.5%, 소녀들을 교육했던 공립학교의 83.2%가 산술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image01.png 19세기 영국의 학교 모습을 나타낸 그림. (이미지 출처 : https://www.nationalarchives.gov.uk/education/resources/significa


산술은 필수 과목을 선택된 것과 반대로 수학에 대한 관심은 매우 낮았습니다. 수학은 수와 도형의 성질을 연구하고, 그 안에 숨어있는 논리적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이에요. 수학은 산술과 달리 예를 들어 '왜 이런 계산 방법이 성립하는지', '이 공식이 다른 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와 같은 깊이 있는 사고를 다룹니다. 산술은 즉각적으로 써먹을 수 있지만 수학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합니다. 이 때문에 당장 배워도 써먹을 수 없는 수학을 배우려는 사람들은 많이 없었고, 가르칠 필요성도 그다지 없었습니다. 1851년 영국의 조사를 살펴보면 소년 대상 공립학교의 13.7%, 소녀 대상 공립학교의 경우 겨우 0.4%만이 수학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회가 변화되면서 수학 교육이 서서히 교육의 중심으로 옮겨가기 시작했습니다. 19세기 중반부터 경제적 발전과 사회 계급의 변동, 교육에 대한 수요 계층의 확대와 정부 조직의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수학은 실력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실용적인 교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실용 교육의 중요성을 제공하는 기술 학교가 설립되면서 수학의 비중이 높아졌으며 사립학교 및 사관학교 입학, 공무원 채용, 장학금 선정 등을 위한 시험에 수학이 주요 과목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부터 수학 공부를 잘하는 이들은 주변에서 많은 부러움을 받는 대상이 되기 시작했죠.


앞서 살펴본 수학처럼 사회가 변화됨에 따라 교육도 많이 변합니다. 사회와 교육의 관계는 교육 사회학의 여러 가지 관점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지만, 기본적으로 사회가 변화하게 되면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 위한 인재상이 달라집니다. 따라서 그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 교육도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이 안에는 교육의 지향성, 인재상, 교과의 편재 등 다양한 부분이 발을 맞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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